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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로드 품은 SKT "아직 배고프다"…디즈니 잡고 추가 M&A까지?

뉴스1

입력 2020.01.23 06:30

수정 2020.01.23 11:48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연설을 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류’를 넘어서는 ‘아시안 무브먼트’ 개념을 제시하며,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글로벌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SK텔레콤 제공) 2019.11.25/뉴스1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연설을 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류’를 넘어서는 ‘아시안 무브먼트’ 개념을 제시하며,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글로벌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SK텔레콤 제공) 2019.11.25/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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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2위 티브로드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면서 미디어 부문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추가 M&A나 제휴 등을 통해 공격적인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유료방송사 추가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M&A에 성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종전 14.07%(2019년 상반기 기준, 이하 동일)에서 24.03%로 단숨에 확대했다. 하지만 이같은 점유율은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업계 1위 CJ헬로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새롭게 출범시킨 LG헬로비전의 24.72%에 다소 뒤처진 업계 3위다.

그간 SK브로드밴드는 시장 2위를 유지했는데 M&A 이후 3위 사업자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비록 0.7% 수준의 근소한 차이라고는 하나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경영진은 '3위'라는 위치 자체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탈피한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에 정통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시장 2위가 목표가 아니다"면서 "'미디어 시장 1위'자리를 놓고 KT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에 합병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LG헬로비전과의 점유율 차이를 뒤집고 이후 추가 M&A 등을 통해 1위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지난해 "유료방송 M&A를 꼭 한 곳만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적 있으며 최근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도 기자들을 만나 "(유료방송 추가 M&A는)티브로드 인수합병 작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생각해 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SK텔레콤이 추가 M&A에 나선다면 그 대상으로는 공개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TV업계 3위 딜라이브와 중견 케이블TV업체 CMB, 현대HCN 등이 꼽힌다.

딜라이브의 경우 지난 2019년 초까지 KT와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계열사 점유율을 합산해 규제하는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국회에서 이어지면서 현재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당시 SK텔레콤도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에 KT와의 매각 협상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SK텔레콤에서 달려들 수도 있다.

딜라이브보다 더 매력있는 M&A 대상으로는 현대HCN이 꼽힌다. 현대HCN의 경우 서울 강남권역을 확보하고 있어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디지털케이블 가입자이며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도 타 케이블TV업체에 비해 높다. 8000억원에서 1조원대 몸값을 부르는 업계 3위 딜라이브보다 가입자의 질이나 향후 시너지 측면에서 현대HCN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현대HCN의 가입자는 134만5365명, 점유율 4.07%다. 만약 SK텔레콤이 현대HCN까지 M&A에 성공한다면 총합 28.1%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LG헬로비전을 제치고 여유있게 미디어시장 2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1위 KT의 31.31% 점유율과도 불과 3% 안팎이어서 '1위 사정권'에 들어온다.

유료방송사업자 M&A는 플랫폼과 가입자 확대의 일환이다. 수천억원을 들여 M&A를 한들 내부 콘텐츠가 부실하면 애써 확보한 가입자들은 손바가지에 담긴 물처럼 줄줄 새어나갈 것이 불보듯 뻔하다. 따라서 콘텐츠 보강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미국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맺고 TV형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SK텔레콤은 디즈니와 제휴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독점 계약 만료가 되는 시점에서 넷플릭스와의 제휴도 추진해 광범위한 콘텐츠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추가 M&A나 콘텐츠 제휴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CEO가 콘텐츠 부문에서 '초협력' 의지를 수차례 밝혔기 때문에 다방면의 제휴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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