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호르무즈파병 결정 이후 남겨진 과제

김주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3 16:11

수정 2020.01.23 16:11

[기자수첩] 호르무즈파병 결정 이후 남겨진 과제
정부는 지난 21일 호르무즈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 파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중동지역에서 긴장이 높아진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동맹국들에 파병을 요청했고, 정부가 여덟 달 만의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

이에 현재 아덴만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가 작전범위를 넓혀 오만만과 페르시아만까지 확대해 임무를 수행한다.

이번 파병은 중동지역의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안정적 원유수송을 위해서다. 호르무즈해협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원유의 70%가 지나는 곳이기 때문에 봉쇄될 경우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사시 중동지역의 우리 국민이 신속하게 대피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신속히 수송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파병 결정 이후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지역 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호르무즈해협은 유조선이 습격을 받으며 이미 위협에 노출돼 있는 지역이며, 이란이 파병 결정국들을 특정해 군사공격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독자파병 형식이라지만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의 동맹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우리 정부의 파병 성격에 대해 충분히 설득하는 등 대이란 외교에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

또 하나는 당초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국회 비준동의 필요 논란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통과된 아덴만 해역 파병연장 동의안에는 유사시 작전지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국회 동의가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작전범위 확대가 '새로운 파병'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며 국회 패싱을 비판하고 있다.

이제 정부는 안팎으로 분열된 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위해 국민을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이란에도 우리의 독자적 군사활동을 설명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만난 30년 동안 군 생활을 했다는 한 영관장교는 군인은 지금 당장 나라를 위해 싸워 목숨을 바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죽을 준비가 돼있다'는 그의 말에서 우리 군의 군인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내부의 분열은 서둘러 봉합하고, 이제는 군인정신 하나로 이역만리 분쟁지역에서 어려운 임무를 수행 중인 우리 장병들을 한마음으로 응원할 때다.

ju0@fnnews.com 김주영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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