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재판받는 흉악범도 썼다…신종코로나에 제주엔 마스크맨 '진풍경'

뉴스1

입력 2020.01.29 16:34

수정 2020.01.29 16:3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2020.1.29 /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2020.1.29 /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 경찰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020.1.29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 경찰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020.1.29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오미란 기자 = 평소 둔감한 성격인 직장인 A씨는 메르스가 전세계를 휩쓸었던 2015년에도, 독감 유행에도, 아니면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렸을 때도 마스크를 써보지 않았다.

그런 A씨가 회사에서 제공한 하얀색 마스크를 쓰고 길거리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때문이다.

A씨는 "솔직히 예전에는 무슨무슨 전염병이 돌때 마스크를 쓰는게 유난떠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나도 모르게 마스크를 찾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관광도시 제주도에 마스크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다. 관광객이나 중국인뿐만이 아니다. 길거리에서 흰색 보건용마스크를 쓴 도민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일반인은 물론 보건용마스크는 공무원을 비롯해 각종 행사장과 심지어 범죄자들에게도 필수 지참품이 됐다.

29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201호법정. 평소 하나님 목소리가 들린다고 교주 행세를 하며 20대 여교사를 무차별 폭행한 흉악범 김모씨(47)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1심에 이어 30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김씨의 턱에는 마스크가 걸려 있었다. 이어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받는 30대 계모 역시 흰 마스크를 걸고 법정에 섰다. 재판 중에는 마스크를 벗어야 해 둘다 귀에 마스크를 걸거나 손에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법무부가 지난 27일 전국 교도소에 재소자들이 외부에 이동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도 신변 노출을 꺼려해 외부에서는 마스크를 쓴 재소자들이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줄줄이 피고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이례적이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 중인 고유정(37)이 얼굴을 가리려고 마스크를 쓴 게 대표적이다.

행사장도 다르지 않다.

제주시에서 가장 큰 봄 행사인 경자년 탐라국입춘굿(2월1~4일)에서는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쓴채 퍼레이드를 하는 진풍경을 보게 될 전망이다.

입춘굿은 예정대로 열리지만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에서는 참가자 1000여명에게 마스크를 쓰도록 한 것이다.


반면 다가오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총선 예비후보들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마스크를 안 쓰자니 건강에 무지한 후보라는 오해를 살 수 있고 반대로 쓰면 인지도가 생명인 정치인의 얼굴을 가리게 될 뿐아니라 예의없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어서다.


복수의 총선 예비후보측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선거운동에 신종코로나가 큰 영향은 없지만 앞으로 더 확산될 경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마스크를 쓰는게 적절하겠지만 정치 신인들은 한명이라도 더 얼굴을 알려야 하는데 어찌 할지 고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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