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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시진핑 리더십…효율성 강조하더니 서방보다 못해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사망자가 300명이 넘으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우한 폐렴의 초기 대응 실패가 확연해지면서 서방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자랑해온 시 주석과 공산당의 톱다운(top-down·하향) 방식의 국정운영에 비난이 일고 있다.

1일 CNBC 등 외신들은 신종코로나가 끼친 경제적인 악영향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수 있지만 중국의 정치체계에 미친 영향은 치명적일 것이라고 본다. 이코노미스트인 앤디 시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에서 "우한의 실패는 톱다운 방식의 중국 정치 모델의 구조적인 약점을 보여준다"면서 "경제는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반등할 것이지만 공산당과 시진핑에 대한 영향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보았다.

공산주의 이론에 따르면 과학으로 무장한 당의 의사 결정은 일사불란하고 빨라 서방의 민주주의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이런 믿음이 산산이 부서졌다는 것이다.

중국 특유의 경제라고 할 '전체주의적 자본주의'는 서방의 자본주의 경제 모델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며 위축되는 동안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시주석도 집권 이후 사실상 모든 분야의 '의장'으로 군림했다.

시주석은 최근 신종코로나에 대한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사태가 최소한의 타격으로 끝난다면 시 주석의 중앙집중식 통제 모델은 더욱 높게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경제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그러나 전염병이 악화되고 경제적 고통이 예상보다 깊어진다면 그 휘하의 누구도 아닌 시 주석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뉴욕타임스(NYT)는 시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하면서 바이러스 창궐을 막는 것 보다 정보 통제에 바쁘다고 비난했다. 우한에서 첫 감염 증세가 알려진 것이 지난해 12월1일이며 12월 말 무렵에는 우한 의료계가 사태의 중대함을 깨닫고 경계에 나섰다.

하지만 이때 중국 당국이 단호하게 나섰다면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그러기는 커녕 의료진의 입 단속에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뒤늦게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 것이 12월31일이었지만 당시에도 국민들은 '깜깜이'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중앙집중식 모델에서 최고지도자들은 안정과 통제를 중시해 대부분의 정보를 비밀에 둔다고 설명했다. 별 문제없이 지나는 사례도 있지만 이번처럼 사태가 커지면 지역 공무원들은 희생양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서로 손가락질하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덴버대 국제대학원 중미협력센터의 수이성 자오 교수는 "중국의 관료주의하에서는 아무 관료도 책임지지 않는 사태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은 정치적 무능과, 이념과 정보에 대한 통제 강화의 결과물이기도 하다"고 했다.

중국 관리들은 뒤늦게 후회와 반성에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 지적대로 '책임 떠넘기기'의 양상도 나타났다.

마궈창(馬國强) 중국공산당 우한시위원회 서기는 지난달 31일 중국중앙(CC)TV에 출연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 당서기는 "더 일찍 결정하고 지금처럼 엄격한 관리 조치를 취했다면 결과는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저우셴왕(周先旺) 우한시장은 CC TV와의 인터뷰에서 정보 공개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지방정부 관리로서 한계가 있었다고 발언했다. "지방정부로서 우리는 허가를 획득한 다음에야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중국 질병관리 담당자는 지방 정부가 과학적인 관점에서 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행정상의 문제로 빠른 대처에 나서지 못했을 것이라고 두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