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종 코로나로 울고 싶은 韓기업…중국 사업 '비상'

뉴스1

입력 2020.02.02 15:48

수정 2020.02.02 15:48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 국내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난 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주말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 국내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난 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주말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총 34.5만평의 부지에 연면적 7만평 규모로 건설됐으며 10나노급 낸드플레시 메모리를 양산한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총 34.5만평의 부지에 연면적 7만평 규모로 건설됐으며 10나노급 낸드플레시 메모리를 양산한다.(삼성전자 제공)


31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오전 출근조 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명촌정문을 통해 퇴근하고 있다. . 2020.1.3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31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오전 출근조 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명촌정문을 통해 퇴근하고 있다.
. 2020.1.3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중국 내 사망자가 2일 3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들도 비상체제를 유지 중이다. 중국 내 우한폐렴 사망자와 확진자가 생각보다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 기업들도 생산 차질을 우려하며 현지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중국 생산 차질 걱정

2일 재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SK종합화학,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포스코 등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유화학, 배터리등 한국의 주력 산업이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중 SK종합화학과 포스코는 이번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 현지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SK종합화학은 현재 최소 인력으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인 직원 10명은 설 연휴 전에 전원 복귀 조치했다. 포스코는 우한 현지 공장 가동을 중지했는데, 이는 2일까지 춘제를 연장한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한국 기업은 중국 공장 전면 가동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까지는 취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소 인력으로 공장을 가동하면서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임직원들의 건강과 생산시설 가동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삼성SDI도 TF를 만들고 지난달 28일부터 임직원들의 중국 출장 자제, 출입 게이트에 열화상 카메라 설치 등의 바이러스 관련 대책을 시행 중이다. SK하이닉스도 TF를 가동하는 한편, 현지 사업장의 출입장마다 체온측정기를 설치했다. 중국 현지에서 배터리 공장을 운영중인 LG화학도 가시적인 생산 차질은 없지만 비상 체제로 공장을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소진…국내 車생산 차질 발생

자동차는 국내 생산 차질이 현실화됐다. 중국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주요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가 3일께 모두 소진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일종의 전선 뭉치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링 하니스는 중국에서 조립해 한국으로 들여오는데 일반적으로 4일~5일치 재고 정도만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우한폐렴으로 중국정부가 현지 공장의 가동을 막아 조립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는 고스란히 한국 완성차 업체 생산 차질을 불러왔다.

당장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의 울산 4공장 팰리세이드 라인의 주말 특근(1일~2일)이 취소됐다. 기아차도 와이어링 부품 부족으로 2월 4일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12일까지 국내 공장 가동을 부품 수급 문제로 중단한다.

◇韓경제성장률 최대 0.2%p 감소 전망

이번 우한폐렴은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수출과 관광 위축을 초래해 올해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작년 한국의 최대 수출·수입국이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한국은 중국에 1362억1300만달러를 수출해 전체 수출의 25.1%를 차지했다. 수입은 1072억2000만달러를 수입해 전체 수입 중 21.3%를 차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31일 발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한국 경제 파급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한폐렴으로 올해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최대 0.2%p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바이러스의 충격이 사스(SARS)때보다는 클 것으로 보는데 당시(2003년)보다 현재가 중국의 경제 규모와 해외 관광객수를 포함한 출입국자 숫자가 월등하게 크기 때문"이라며 "당시 중국의 GDP는 전 세계 4%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5% 이상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주가에 미치는 충격도 감염자수 증가폭이 둔화될때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1월 한국 수출은 433억5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6.1% 감소했는데, 이는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컸기 때문이고, 우한폐렴의 영향은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
업계는 우한폐렴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2월 한국 수출부터 본격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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