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철강업계 '작년 최악 성적표 받았는데'…신종 코로나로 깊은 한숨

뉴스1

입력 2020.02.03 06:11

수정 2020.02.03 06:11

포스코 철강 제품. 2019.6.30/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포스코 철강 제품. 2019.6.30/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우한폐렴) 국내 15번째 확진자가 경기 수원시 주민으로 확인된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중국인 거리에서 팔달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우한폐렴) 국내 15번째 확진자가 경기 수원시 주민으로 확인된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중국인 거리에서 팔달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작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은 국내 철강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근심에 빠졌다. 작년 저점을 바닥으로 올해 2분기 즈음 수익성 개선을 기대했던 철강업체가 우한폐렴이라는 악재를 만난 것이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우한폐렴으로 인한 철강 제품 수요 감소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최근 발표한 2019년 연간 실적을 보면 양사는 2018년 대비 영업이익에서 각각 30.2%, 67.7%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조선·자동차와 같은 수요 산업 부진의 직격탄에 더해 높아진 원재료(철광석) 가격을 최종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양사는 최근 진행한 콘퍼런스콜을 통해 "작년 4분기 저점을 찍었고,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지속하고 있어 올해 2월쯤이면 수익성 개선을 기대 중"이라고 밝혔는데, 우한폐렴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기대했던 수익성 개선 시점이 늦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31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우한폐렴의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현재 확산 여부를 두고 봐야 해서 예측이 곤란한 상황"이라며 "현재 우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중국 수출에 지장이 없지만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데 (바이러스의) 확산 둔화 시점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중국으로 작년 290만톤(t)의 철강제품을 수출했다.

현대제철도 우한폐렴에 대한 우려를 지난달 29일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언급했다. 현대제철은 "중국에서 현대기아차 완성차 판매가 잘 되지 않아 현지 SSC(스틸서비스센터)의 가동률도 60%정도"라며 "올해는 우한 폐렴의 영향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내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철강사들의 근심 중 하나다. 한국, 중국, 일본은 세계 철강시장에서 동일화가 많이 진행된 단일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중국 철강제품 가격의 하락이 한국 철강사들의 제품가격 인상 노력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철강 유통가격은 중국의 우한폐렴 확대로 춘절 연휴가 연장돼 가격발표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가격 발표 재개 시 단기적으로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철광석도 연초 브라질 폭우에 따른 생산차질 우려에도 불구하고 허베이성 항구가 폐쇄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며 "중국 춘절 이후 철강 유통가격도 급락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내 본격적인 철강 수요 회복이 올해 2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철강제품 수요 회복이 2분기부터 가능하다면 중국 철강 시황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한국 철강 산업도 2분기 이후에서야 침체된 수요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예상한 '2분기 반등'이 1분기 가격 정상화와 수요 회복을 전제로 했던 만큼 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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