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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맥스 생산 중단, 미 1분기 성장률 0.5%포인트 하강 전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3 12:53

수정 2020.02.03 12:53

[파이낸셜뉴스]
미 연간 항공기 매출 추이(단위: 10억달러) /사진=미 상무부, WSJ
미 연간 항공기 매출 추이(단위: 10억달러) /사진=미 상무부, WSJ

보잉 737맥스 생산 중단이 미국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예상됐다.

보잉이 생산 중단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휘말리면서 미국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뜨리고 올 상반기 성장세에도 제동을 걸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 최대 수출업체이자 복잡하고 거대한 미국내 항공기 부품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보잉의 737맥스 생산 중단은 미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잉 737맥스 운항정지 후유증이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제한적이었다. 보잉이 운항허가를 기대하며 여전히 생산을 지속한 덕이다. 보잉은 월 52대 생산에서 지난해 3월 전세계적으로 맥스 운항이 중단된 뒤인 4월부터 한달에 42대로 생산규모를 줄였다.


그러나 미 연방항공청(FAA)의 운항허가가 늦춰지면서 보잉은 지난주 생산 중단을 결정한 상태다.

보잉은 운항허가가 다시 나오기 전까지는 생산재개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올 중반 허가가 떨어진다면 앞으로 2년에 걸쳐 맥스 생산이 서서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 42대 생산 중단은 금액면에서 엄청난 손실 규모다.

맥스는 대당 5500만달러 수준이다. 보잉이 올해 목표한 판매규모 600대 이상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억달러가 넘는다. 미 GDP에서 300억달러 이상이 사라진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미 GDP는 21조4000억달러였다.

게다가 부품공급망을 타고 그 충격은 확산된다. 엔진부터 좌석, 항공기용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주요 부품업체들만 600개가 넘는다. 이들의 매출, 고용 등이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맥스 조립 공장에서만 1만2000명이 일한다.

이 때문에 맥스 생산 중단은 1·4분기 미 GDP 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2·4분기 성장률 역시 그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IHS마킷의 조엘 프라켄 이코노미스트는 보잉 위기의 충격은 "허리케인 충격보다 클 것"이라면서 1·4분기 미 GDP를 90억달러, 2·4분기에는 130억달러를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4분기 미 GDP 성장률이 이때문에 연율기준 2.0%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은 2.1%, 지난해 전체로는 2.3%를 기록했다.

부품 공급망 충격도 우려된다.

프랑스 사프란과 합작벤처를 통해 맥스 엔진을 공급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은 올해 맥스 엔진 생산 규모를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감축키로 했고, 맥스 최대 부품공급업체로 동체를 만드는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 홀딩스는 올 생산규모를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인 200대 정도로 낮춰 잡았다. 스피릿은 2800명 감원 계획도 세웠다.

이밖에 보잉은 앞으로 여러 변수들에 노출될 전망이다.

FAA 운항허가 재개가 지연되면서 생산 차질이 더 길어질 수 있고, 운항시 승객들이 맥스 탑승을 거부하게 되면 항공사들에 물어줘야 할 보상비용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또 보잉의 고객 항공사들이 경쟁자인 유럽의 에어버스나 2030년대 초반 인도를 목표로 하고 저가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업체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으로 갈아탈 우려가 제기된다고 WSJ은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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