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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모금 혐의' 전광훈 경찰 출석 "기부금 아닌 헌금…죄 없다" (종합)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3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3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청와대 앞에서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청와대 앞에서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한유주 기자 = 기부금품법을 위반하고 학력과 목사 안수를 속인 혐의를 받고 있는 전광훈 목사가 3일 오전 경찰에 출석했다. 전 목사는 지난 1월22일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다가 돌연 불출석을 통보한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전 목사를 불러 지난해 10월3일 광화문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집회에서 전 목사 등 주최측이 참가자들에게 헌금봉투를 돌려 돈을 모은 혐의(기부금품법 위반)와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10시27분쯤 서울 종로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 목사는 출석하면서 자신에게는 죄가 없으며, 범투본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걷은 것은 기부금이 아니라 헌금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종교단체가 헌금하거나 모금하는 걸 '불법모금'이라고 몰고가서 조사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며 "언론이 먼저 이를 불법모금이라고 몰고가는 범죄행위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개신교계 시민사회단체 평화나무는 지난해 10월 전 목사를 기부금품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전 목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3일 집회 현장에서 1억7000만원을 모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자는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행정안전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평화나무의 고발 이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전 목사 측이 관계기관에 등록을 하지 않고 수천만원을 모금한 사실을 파악했다. 또 전 목사 측이 모금한 금액 중 약 6200만원이 최근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다세대주택의 임차보증금과 월세 1년치로 쓰인 점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전 목사를 조사할 예정이다. 평화나무는 지난달 30일 전 목사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평화나무는 두 사람이 범투본 집회에서 자유한국당은 무능하다며 자신들이 새로 창당한 자유통일당을 지지해 달라고 발언한 점이 공직선거법이 정한 '당선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이들이 선거운동 기간 전에 이 같은 행위를 했으므로 공직선거법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선거법 위반도 마찬가지(로 죄가 없다)"라며 "선거법 위반 조사를 다 해서 판결을 받아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에게는 "내가 하는 모든 말을 다 고발하는데 무슨 선거법 위반이냐"고 반박했다.

지난달 22일 돌연 경찰 출석을 취소한 배경에 대해서는 "자신은 목사이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이고 할 일이 많아 바쁘다"며 "개인적 사정 때문에 경찰과 다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에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4차례 경찰 소환에 불응한 뒤, 5차례 만에 응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청와대 앞 불법집회를 주도했다는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와 관련해 전 목사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범죄혐의 관련 집회 현장에서의 피의자의 구체적 지시 및 관여 정도' 등을 이유로 들어 기각했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주거지가 불명확해 도망갈 위험이 있다고 (구속영장 신청서에) 올렸는데 내가 무슨 도망을 가느냐"며 "나는 교회 사택에 살고 있고, 주거지가 불분명하다는 말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데 대해) 다시 고발할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전 목사는 대학·대학원 졸업정보를 위조했다는 혐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내란선동·국가보안법 위반·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도 고발된 상태다.

이 같은 복수의 혐의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난달 30일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기총 제31회 정기총회에서 26번째 대표회장 연임을 확정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기부금품법 위반, 두 가지 혐의를 조사하고, 시간이 되면 나머지 고발사건들도 조사할 것"이라며 "조사량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