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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실로 수놓인 조선왕실의 옷, 어떻게 만들었을까

뉴시스

입력 2020.02.03 15:05

수정 2020.02.03 15:05

[서울=뉴시스] 동궁비 원삼.(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동궁비 원삼.(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지금은 사라진 금사(金絲·금실)로 수를 놓아 제작된 조선시대 왕실 예복의 특징과 보존처리 과정 등이 담긴 보고서가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세종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한 조선 왕실 복식 7점에 대한 보존처리 전 과정을 담은 보고서인 '직물보존Ⅰ-Insight for Textile Conservation'을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는 조선 말기 동궁비가 입었던 동궁비 원삼(국가민속문화재 제48호), 전(傳) 왕비 당의(국가민속문화재 제103호), 광화당 원삼(국가민속문화재 제52호·고종의 후궁인 광화당이 입던 원삼)과 사도세자의 장녀 청연군주의 것으로 추정되는 토황색 명주 저고리 등 왕실 복식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 전 과정과 유물 소장 경위, 문화재 관리 이력 등이 담겼다.

동궁비 원삼은 1906년 순종이 황태자 시절, 두 번째 가례인 병오가례를 올렸을 당시 동궁비(훗날 순정효황후·1894∼1966년)가 입었던 원삼으로 추정되는 유물이다. 전 왕비 당의 역시 순종비의 것으로 두 벌의 당의를 함께 끼워 만들었다.

모두 금사(金絲)를 넣어 봉황을 시문한 직금문단(織金紋緞) 직물을 사용했으며 오조룡보(五爪龍補)가 가슴, 등, 양 어깨에 달려있어 유물로서 가치가 높다.


[서울=뉴시스] 전 왕비 당의.(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 왕비 당의.(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2.3 photo@newsis.com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왕실 복식의 약한 부분을 보강하고 구김과 직물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맞춤형 충전재를 직접 제작해 복원했다. 또 복원과정 전체와 왕실 복식 연구의 핵심이 되는 금사(金絲·금실)의 성분 분석 결과를 보고서에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궁비 원삼은 순금을 사용한 편금사(종이나 가죽으로 된 배지 위에 금박을 아교나 옻칠 등의 접착제로 붙여 가늘게 자른 금사)와 연금사(심사에 금편을 말아 감은 금사), 은을 사용한 편은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왕비 당의의 직금은 순금을 이용한 편금사이며 용보의 자수문양에 연금사와 연은사가 사용됐다. 광화당 원삼의 색동에서는 편은사가 확인됐다.

이장존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 연구원은 "우리나라 금사는 삼국시대 이래로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직조 및 자수 등 전통 섬유공예에 사용돼온 가장 장식성이 화려한 전통 소재 중 하나"라며 "그러나 금사의 제작 방법에 대해서는 남아있는 문헌 기록과 구전자료가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동궁비 원삼.(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동궁비 원삼.(사진=문화재청 제공) 2020.2.3 photo@newsis.com
이와 함께 명부(命婦·봉작받은 부인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예복인 '원삼'의 금 장식 문양의 형성 배경에 대한 전문가 논고와 함께 미국 브루클린박물관이 소장한 원삼과 당의, 활옷을 조사한 내용도 보고서에 실렸다.

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직물문화재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 방법과 국가지정문화재의 보존처리 기준 마련에 도움되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오는 11월 초 직물문화재의 새로운 분석 방법과 보존처리 기술, 중요 복식 문화재의 보존처리 사례 등 직물문화재 보존 연구에 관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며 외재 이단하 내외분 옷(국가민속문화재 제4호)과 명안공주 관련유물(보물 제1220호)의 보존처리 과정을 담은 후속 보고서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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