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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변동성, 메르스 때보다 크다.. 원·달러 1200원 돌파 가능성 무게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3 17:56

수정 2020.02.03 17:56

한-중 교역 등 경제 밀접도 확대
5거래일간 日평균 5.26원 상승
환율 변동성, 메르스 때보다 크다.. 원·달러 1200원 돌파 가능성 무게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원화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이상으로 상승(원화 약세)할 전망이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환율 변동성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비해 높다. 이는 중국과 우리나라 간의 교역규모가 확대되는 등 경제적 밀접도가 당시에 비해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과거보다 훨씬 높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2원 오른 1195.0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5.2원 오른 1197.0원에 출발한 이후 등락을 반복했지만 결국 1200원을 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외환시장내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가 5거래일 연속 지속됐다. 다만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환율이 전장 대비 0.54% 오른 6.9249위안으로 7위안을 하회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1200원을 돌파하지는 않았다. 원화는 위안화와 동조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위안화 약세 현상이 강해지면 원화도 약세 압력을 받는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원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저지선을 뚫을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가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한 원화의 약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며 "중국 춘제(설) 전후 대규모 이동이 일어난 점과 최근 확진자 및 의심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이 아직까지 리스크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의 특이점은 과거 사스나 메르스 시기에 비해 환율의 변동성이 더욱 커진 점이다. 사스가 본격적으로 맹위를 떨친 지난 2003년 3월 16일 이후 5거래일 동안 원·달러 환율은 하루 평균 1.24원이 상승(원화 약세)했다. 또 첫번째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2015년 5월 20일 이후 5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원·달러 환율은 3.48원이 올랐다. 이에 반해 신종 코로나가 본격 영향을 미친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동안 하루평균 5.26원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상단은 1230원 수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기화되지 않는다고 해도 올 1·4분기 중 원·달러 환율은 1180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장기화 국면이 아니라고 하면 환율이 내리기는 하겠지만 중국의 올 1·4분기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다음달도 위험하게 보고 있다.
과도한 상승폭은 되돌리겠지만 방향성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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