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연구원 인건비, 회식비로 사용한 교수..대법 “연구기회 박탈은 가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5 06:00

수정 2020.02.05 05:59

연구원 인건비, 회식비로 사용한 교수..대법 “연구기회 박탈은 가혹“


[파이낸셜뉴스] 국립대 교수가 학생연구원에게 지급돼야 할 정부 출연금인 연구비 일부를 회식비 등 용도 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출연금 환수 조치를 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다만 용도 외 목적으로 사용된 출연금 상당부분이 등록금 등 학생들의 이익으로 쓰인 점 등을 고려, 4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연구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하 협력단)과 서울대 공대 교수 A씨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개발(R&D) 전담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을 상대로 낸 출연금 환수 및 참여제한 처분 취소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협력단은 A씨를 연구책임자로 해 산업기술혁신사업에 해당하는 모바일과 전기차용 전지 개발 과제에 참여, KEIT에게서 총 2억 5500만원의 출연금을 지원받았다.

그런데 감사원은 2015년 5월 협력단에 지급된 연구비 중 인건비가 연구원들 명의의 예금계좌로 입금됐다가 그중 일부가 연구원들이 별도로 개설한 예금계좌(이하 별도계좌)로 이체됐고, A씨가 서울대와 별개로 설립한 2차전지핵심소재산업화지원센터의 직원 B씨가 이를 현금으로 인출해 연구개발비 사용계획과 달리 학생들의 등록금, 급여, 회식비 등에 사용한 사실을 적발했다.



감사원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통보받은 KEIT는 자체 조사결과 협력단과 A교수가 연구원들에게 지급된 인건비 4500여만원를 공동으로 관리한 것이 사업비를 용도 외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해당 금액을 환수하고, A씨에 대해 모바일 및 전기차용 전지 개발 과제 참여를 4년간 제한하는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협력단 측은 “연구원들이 자발적으로 지급받은 인건비 중 일부를 연구실 운영을 위해 공동으로 관리한 것에 불과하며, A교수는 인건비 공동관리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사업비를 유용, 편취가 아닌 만큼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지도교수인 A씨가 연구실 소속 학생들 중 연구과제에 참여할 학생 선정, 석·박사 학위 수여 여부와 진로 등에 관해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인건비 공동관리가 학생들의 자발적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과제수행 대가로서 학생연구원들에게 귀속돼야 할 인건비 일부가 목적 외로 사용됐다“며 출연금 환수는 정당하다고 봤다.

다만 ”A씨를 4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배제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 산업인 배터리 산업, 대체 에너지 산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참여제한 처분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이런 판단에는 A씨가 학생인건비 공동관리를 통해 사익을 취하지 않았고 용도 외 목적으로 사용된 금원 당상 부분이 연구실의 회식비와 학생들의 등록금 및 급여, 학회 참여 여비 등 학생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된 점도 고려됐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서울대 교수 #대법원 #연구기회 박탈 가혹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