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검역 확인증 없이 입국 못합니다"…긴장감 도는 '방역 최전선' [현장르포]

관련종목▶

[신종 코로나 초비상]
인천공항 중국인 입국장
검색대에 검역관 등 50명 대기
체류지역·발열여부 꼼꼼히 체크
잠복기 감염 등 사각지대는 남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절차가 강화된 가운데 4일 중국인 전용 입국장이 별도로 신설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절차를 통과한 중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절차가 강화된 가운데 4일 중국인 전용 입국장이 별도로 신설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검역절차를 통과한 중국인들이 입국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4일 0시40분, 인천국제공항 232번 게이트에 중국 베이징발 대한항공 854편이 도착했다. 정부는 4일 0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했고, 이 비행기는 조치 시행 후 첫 중국발 항공기였다.

대한항공 854편이 도착하자 게이트에서 멀지 않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중국 전용 검역대'에 긴장감이 흘렀다. 중국 전용 검역대는 다른 지역에서 온 승객들의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인천공항에 총 3곳이 설치됐다.

이날 검역대엔 국립인천공항검역소 소속 검역관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본부에서 파견된 공무원 약 50명이 방역 마스크와 장갑을 쓰고 대기 중이었다. 도착 1시간여 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이들은 일사불란했다.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대책에 따라 인천공항은 검역 장벽을 겹겹이 세웠다. 가장 앞서 승객을 맞이한 검역 관계자들은 먼저 '건강상태 질문지'를 받았다. 외국인 승객에겐 '특별검역 신고서' 작성도 요구했다. 건강상태 질문지는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특별검역신고서는 국내 체류 주소와 휴대폰 번호, 후베이성 체류 여부를 밝히도록 했다.

검역관들은 체온계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확인했다. 증상이 있는 사람이 나오면 즉시 격리, 치료하기 위해서다. 증상이 없는 승객은 국내 연락처를 확인받는 절차를 밟았다. 2터미널 검역대에선 24명의 공무원이 외국인 승객의 휴대폰 번호를 일일이 누르는 웃지 못할 장면이 펼쳐졌다. 국내 전화번호까지 확인이 된 승객은 '검역 확인증'을 받았다. 이 확인증은 다음 단계인 입국 심사 때 제출해야 한다. 확인증 없인 입국 심사를 받을 수 없다. 입국 심사에선 승객의 여권이 후베이성에서 발행됐는지 확인했다.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체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체류 사실이 확인되면 입국은 거부된다.

한 외국인 여성 승객은 "그렇게 불편하다고 느끼지는 않았다"며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에서 출발한 승객 100여명 가운데에서는 발열 등 유증상자나 연락처 미확인자, 후베이성 체류 경험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렇게 까다로운 검역을 거쳐도 모든 감염자를 걸러낼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현재 의학 기술로 잠복기의 감염자를 검역에서 걸러내기는 쉽지 않다"며 "국내 연락처를 확보하는 것도 무증상 감염자가 검역망을 통과해 지역사회에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