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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코스닥벤처펀드마저… KTB "부실자산 발생 상각 처리" [마켓워치]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4 17:58

수정 2020.02.04 21:59

편입비중 큰 에이유CB 부도 직전
투자손실 100억원 이를 듯
[파이낸셜뉴스] KTB자산운용의 코스닥벤처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했다. 이 펀드는 국내 설정된 코스닥벤처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운용은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제2호(주식혼합)'가 보유한 에이유의 전환사채(CB)가 디폴트 직전으로 몰리자 평가금액의 95.19%를 상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이날 각 판매사에 보냈다.

투자손실 규모는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KTB운용 측은 "에이유의 자금경색으로 인한 대출금 연체, 에이유 제2회 전환사채의 신용등급 하향에 따라 상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1일 에이유의 무보증전환사채 신용등급을 CCC로 하향 조정하고, '부적정 검토대상'에 등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달 3일 에이유 채권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했다.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 이는 일부 금융기관 채무에 대한 연체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향후 진행경과에 따라 채권에 대한 기한의 이익 상실 요건이 충족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이다.

나이스 신평 관계자는 "회사의 연체 채무 대응과정에서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 발생 및 해소 여부와, 대외 신인 도 및 금융시장 접근성 저하 등으로 인한 자금조달 여건 변화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말했다.

KTB운용은 2018년 6월 'KTB코스닥벤처펀드'를 통해 비상장사인 에이유가 발행한 무보증 전환사채 액면 100억원(1호 90억원, 2호 10억원 규모)을 편입했다. 당시 에이유의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 B, 나이스신용평가 B-였다. 금리는 표면금리 2.0%, 만기보장금리 4.0%다. 전환가격은 1주당 12만4077원(액면가 5000원)이다. 에이유2CB의 해당 펀드 내 비중은 5.35%(2호)~5.85%(1호) 수준이고 채권형 자산 중에서는 약 28%의 비중을 차지한다.

신용등급 CCC에 해당하는 에이유 전환사채(CB)는 채권자산 중 28.34%에 달했다. 에이유는 당기순이익이 2017년 12월 1억원, 2018년 2억원으로 간신히 손실을 면했다. 잉여현금 흐름은 수년째 마이너스 상태다.

에이유는 자연분해되는 친환경(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소재와 이를 활용한 마트용 비닐봉투, 포장용기, 산업자재 등을 생산하는 비상장 벤처기업이다. KTB운용 측은 "일반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제품을 생산해 큰 성장이 기대됐지만 주요 제품의 판매부진 및 설비투자 과잉으로 운영자금이 고갈되고 부실화됐다"고 말했다.

에이유CB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그넷이브이CB는 채권자산 내 28.14%를 차지한다. 시그넷이브이의 채권 신용등급은 B- 수준이다. CCC 등급 바로 직전의 신용도다. 이 회사는 2017년 -12억원, 2018년 -75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KTB운용 측은 "시그넷이브이는 전기자동차용 전기충전기 부문에서 세계 3대 기업으로 평가받는 코넥스 상장 벤처기업"이라며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KTB코스닥벤처펀드에서 CB 100억원(1호펀드 90억원, 2호펀드 10억원)을 투자한 이후 지난 2018년 12월 국내 PEF에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원을 투자, 재무적 안정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의 최근 1개월 펀드 수익률은 -7.01%, 1년간 누적 수익률도 -7.79%를 가리키고 있다.

KTB자산운용은 펀드 유동성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3월 감사대란 때 일부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거래정지 등 리스크가 터질 경우 관련 기업 CB를 편입한 코스닥벤처펀드에서도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KTB운용의 코벤펀드의 경우 업계 최대 규모여서 여러모로 판매사들 입장에서도 사후대책 마련에 고심이 크다"고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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