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연5% 금리에 난리난 하나은행 앱…초저금리 어떻길래

뉴스1

입력 2020.02.04 18:03

수정 2020.02.04 18:03

KEB하나은행이 3일 옛 외환은행 영문명인 'KEB'를 떼고 하나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2015년 옛 외환은행(KEB)과 통합해 출범한지 4년 만에 브랜드 명칭을 ‘하나은행’으로 변경한 것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모습.2020.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KEB하나은행이 3일 옛 외환은행 영문명인 'KEB'를 떼고 하나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2015년 옛 외환은행(KEB)과 통합해 출범한지 4년 만에 브랜드 명칭을 ‘하나은행’으로 변경한 것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모습.2020.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하나은행이 초저금리 시대에 찾아보기 힘든 연 5%대 적금 상품을 출시하자 하루종일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날(3일) 접속 지연은 밤늦게까지도 이어져 밤중에도 대기자 수가 1만명에 달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 기존 브랜드 명칭 'KEB하나은행'에서 KEB를 뗀 하나은행으로 새 출발하면서 대(對)고객 홍보 차원으로 '하나 더적금'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놨다.

이 적금은 1년 만기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3.56%에 하나은행 입출금통장으로 자동이체 등록시 1.25%p, 온라인 채널을 통한 가입시 0.2%p 추가 금리를 제공한다. 판매 기간은 오는 5일 오후 5시까지 단 3일간이다. 가입금액은 10만원 이상 30만원 이하다. 별도의 가입 한도가 없으며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5%대 적금 출시로 적금 가입자가 크게 몰려 전날 대기자만 5만명을 넘겨 오전 한때 앱 접속이 불가능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적금 가입과 무관하게 송금·이체 업무를 보려던 일부 고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하나은행측은 특판에 따라 고객이 몰릴 것을 예상은 했었다면서도 이례적으로 고객이 몰린 사태에 전날 급하게 앱 서버 성능 개선 작업을 완료했다.

이 상품은 출시 하루만인 이날 오전 9시 기준 50만명이 넘게 가입했다. 적금 판매 현황은 총 53만4875계좌에 가입금액은 1477억원에 이른다. 다만 최고 한도로 돈을 넣어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그리 높지 않다. 매달 30만원씩 1년간 넣었을 경우 최고 이자는 세후 8만2650원(세전 9만7695원)이다. 앱 마비 사태까지 일으킨 적금치고는 그리 많이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온다.

그럼에도 고객 반응이 폭발한 배경은 초저금리 시대라는 점이다. 주요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의 1년 만기 기준 적금금리는 연 1.20~2.40% 수준이다. 예금금리도 1년 기준 1.0~1.5%선이다. '고금리 대명사'로 불리던 저축은행 예금금리도 연 2%대가 무너져 저축은행 79개사 평균 연 1.95%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푼이라고 이자를 더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앱이 마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지난해 11월까지 28개월 연속 늘었다. 이는 경기 불확실성과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일으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지난해 10월 핀테크 플랫폼 기업 핀크가 KDB산업은행과 협업으로 내놓은 연 5% 고금리 적금 'KDB x T high5 적금'은 약 3개월만에 누적 가입자가 7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대구은행과의 제휴로 출시한 'T high5 적금'의 누적 가입자는 11만명에 이른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계좌개설 고객 1000만명 돌파를 기념해 내놓은 총 100억원 한도 연 5% 정기예금도 선착순으로 판매한 결과 단 1초만에 완판된 바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 출시를 기념해 선착순 5000명을 대상으로 보기 드문 연 10% 고금리 적금 특별상품을 내놨는데 판매 시작 2시간21분 만에 완판됐다.

금융권에서 연말·연초 고금리 특판을 내놓는 관행이 사라지고 있는 점도 연 5%대 특판 상품이 인기를 끄는데 한몫했다. 저축은행업계로 눈을 넓혀봐도 고금리 특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올해 들어 예·적금 특판상품을 내놓은 은행은 3곳에 불과했다. 우리은행 '우리고객님 고맙습니다 정기예금', DGB대구은행의 '세븐적금', Sh수협은행의 '골든리치 정기예금 특판' 등이다. 1년 기준 각각 최고 금리 1.9%, 2.4%, 1.95% 등이지만 저금리 기조에 고객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고객 홍보 차원으로 적금 특판만큼 좋은 마케팅 수단은 없는데 시중은행인 하나은행이 특판을 실시하니 고객이 더 몰릴 수밖에 없다"라며 "앞서도 5%대 특판은 있었는데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이례적으로 고객이 폭발적으로 모인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의 앱 마비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금감원이 대응을 하고 있으며, 하나은행 측에서 서버 증설과 앱 성능 개선 등을 진행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접속 지연으로 적금과 무관하게 송금·이체, 대출 상환 등 은행 업무를 보려던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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