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본인이 험지 고르는 한국당 중진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1 18:11

수정 2020.02.11 18:11

수도권 대신 양산乙 택한 홍준표
"경남도 험지…김두관과 붙겠다"
사실상 공관위에 최후통첩
태영호 한국당 입당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김형오 공관위원장(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입인사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악수하고 있다. 태 전 공사는 서울 강남 등 핵심지역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태영호 한국당 입당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김형오 공관위원장(가운데)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입인사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악수하고 있다. 태 전 공사는 서울 강남 등 핵심지역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 양산을 출마 의사를 밝히며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한 절충안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으로 출마해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겨루겠다는 것으로, 정작 공관위에선 양산을에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의 출마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대선주자급 인사들에 대한 공관위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향후 공천 과정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홍 전 대표·김 전 지사간 기싸움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11일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내가 어제 (10일) 고심 끝에 김두관이 내려온 경남 양산을에 갈 의향도 있다고 (당 공관위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경남에는 우리가 가도 당선이 어려운 곳이 있다"며 "김두관 의원이 출마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이 성지다. 그것 때문에 김두관이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향인 경남 밀양 의령 함안 창녕 출마를 고수하고 있는 홍 전 대표는 당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나는 25년간 탈당한 일이 한번도 없다"며 "나는 얼마나 고심이 심하겠나. 고향 출마를 하려면 탈당하라는데, 이미 당이 그렇게 몰고 가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당 공관위의 수용 여부에 대해선 홍 전 대표는 "나는 모른다"며 "경남에도 험지가 많다"고 강조, 더이상의 타협 여지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전 대표 외 고향인 경남 산청 함양 거창 합천 지역구 출마를 준비중인 김태호 전 지사는 일단 기존 고향 출마 희망 의사를 유지하면서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공관위에서 경남 양산을 출마 제의를 했으나,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로 한 것이다. 김 전 지사 측은 "양산을 출마에 대한 요청은 받아 고민은 했지만 현재까지 결론은 거창에 출마하는 것"이라며 "고향 지역 출마를 계속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에겐 서울 험지 출마를, 김 전 지사에겐 경남 험지 출마를 요구한 공관위도 물러설 수 없다는 기류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직접 찾아가 요청한데다, 당 공관위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다른 지역구 출마 예정 후보자들도 자신의 공천에 대해 반발할 수 있어 공관위는 기존 요구안을 밀어부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김형오 위원장이 절충 여지 없이 여론만을 의식한 행보로 원칙없는 공천 행보에 나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부산 울산 경남(PK)에서의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공관위는 기존에 언론에 밝혔던대로 밀고 나가 강한 공관위 인상을 심어주려 한다"며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 했는데, 과거 과감한 공천으로 재미를 봤던 사례들만 공관위가 참고삼는다면 또 다시 충돌만 일어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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