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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乙 험지 인정받나? 김형오 "홍준표 제안은 절반의 수확"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2 17:51

수정 2020.02.12 17:51

"수도권이 제일 중요하지만
PK 빼앗긴 곳 탈환도 중요"
그간 완강한 입장서 기류 변화
김태호는 '고향 출마'의지 확고
공관위는 공천 배제 방침 시사
자유한국당 4·15 총선 공천신청자 면접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당은 오는 19일까지 지역구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에 돌입했다. 공관위 면접은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19일까지 매일 80명씩 총 647명의 면접을 8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지역구에는 총 133명의 신청자가 몰려 12~13일 이틀에 걸쳐 면접심사를 진행한다. 사진=김범석 기자
자유한국당 4·15 총선 공천신청자 면접이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당은 오는 19일까지 지역구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에 돌입했다.
공관위 면접은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19일까지 매일 80명씩 총 647명의 면접을 8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지역구에는 총 133명의 신청자가 몰려 12~13일 이틀에 걸쳐 면접심사를 진행한다. 사진=김범석 기자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수도권 대신 경남 양산을로 출마지를 옮겨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과 맞붙겠다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제안에 대해 "절반의 수확"이라고 평가하면서 험지 출마를 놓고 벌어진 공천 갈등이 타협점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지역구 이전 가능성은 100% 없다"며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한 채 고향인 경남 거창 출마 뜻을 꺾지 않고 있다. 한국당 공관위와의 갈등 끝에 김 전 지사가 끝내 공천배제(컷오프) 될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아 향후 PK 지역 선거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밀양'에서 '경남 양산을'로 지역구를 이전해 출마하겠다는 뜻을 전한 홍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 "잘못된 장소를 벗어나겠다고 하는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절반의 수확을 거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PK는 빼앗긴 곳은 탈환해야 하는 굉장히 중요한 지역"이라면서도 "제일 중요한 지역은 말할 나위도 없이 서울 수도권의 탈환 작전"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수도권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홍 전 대표의 출마지역도 경남 양산을로 확정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종전 수도권 만을 종용하던 완강한 태도와 비교하면 일부 기류 변화가 읽히는 대목이다.

한국당 입장에선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PK 지역의 탈환을 위해 중량감 있는 인사를 전진배치해 '낙동강벨트'를 무조건 사수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경남 양산을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지역으로, 이미 김두관 의원이 지역구인 경기 김포를 떠나 이곳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한국당으로선 비교적 당선이 어려운 험지로 꼽을 만한 곳이다. 한국당 공관위가 수도권 출마 요구를 접고, 홍 전 대표의 제안을 수락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당으로부터 경남 창원 성산 등의 출마를 요구받은 김태호 전 지사는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여전히 확고하다. 창원 성산은 과거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이자 현재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곳으로, 노동자 유권자들이 많아 험지로 분류된다.

김 전 지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지역구 이전 가능성과 관련 "100%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해 7월 거창으로 이사온 이후 끊임없이 지역민들과 손잡고 해온 약속의 두께를 뛰어넘을 수 없다"며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너무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공관위가 험지 출마를 거부한 중진들에 대해 공천 배제 방침을 시사한 가운데 향후 김 전 지사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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