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강남시선

[윤중로] 보이지 않는 전쟁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3 16:46

수정 2020.02.13 16:46

[윤중로] 보이지 않는 전쟁
'테러 집단이 배울까 무섭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야기다. 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를 마비시키고 있다. 중국 대륙의 기침 한번에 전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의 인접국인 한국은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에선 대형 쇼핑몰과 면세점이 소독을 위해 문을 닫았고, 현대·기아차 공장라인까지 일시 멈췄다.
'쇼핑 1번지'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정기휴무가 아닌데도 문을 닫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대륙 간 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공포심을 키우면서 내수시장과 제조업체에 타격을 주고 있다. 전쟁·테러 때나 있을 법한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확진자가 나왔다는 홈쇼핑은 직장폐쇄를 일시적으로 단행했고, 직원들은 외부 미팅을 자제하고 있다. 대인접촉이 많은 직군의 종사자들은 꼭 만나지 않아도 되는 약속을 취소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우리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일까. 다행히도 수백명이 사망한 중국과 달리 한국에선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응에 미적댔던 세계보건기구(WHO)와 달리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의 신속한 대응은 높이 살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공식석상에서 행사를 갖고 있다. 과도할 정도로 대비하라는 것이다. 지나친 공포감 조성은 막아야 하지만 그래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학습경험이 이번 코로나19 방역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반면 WHO 사무총장은 중국의 눈치를 살피면서 늑장대응을 했다는 비난 속에서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다. 국제 청원사이트 '체인지'에는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물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일본에선 유람선 방역에 구멍이 뚫리면서 집단 감염자가 나오자 천재지변에 기민한 일본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유람선 내 감염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뒤늦게 대처한 것으로 알려져 감염 확산을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는 아직 발병 초기 단계다. 발병부터 종식까지 8~9개월이 걸린 사스와 메르스처럼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오히려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다행히도 신종 코로나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사멸 가능이 높다고 한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이 오면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되겠지만, 그전에 이번 사태를 종식시켜야 한다.

언론의 역할은 과도한 공포감을 막기 위한 코로나19 유언비어에 대한 '팩트체크'에 힘써야 한다. 국민이 지금처럼 차분하고 철저히 대응한다면 사스와 메르스 때처럼 코로나19도 곧 박멸된다. 여야도 정쟁을 멈추고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둬야 하다.

아울러 우리 정부의 대중국 외교는 중국발 미세먼지 대응 때와는 완전히 달라야 한다.
코로나19 위기에 빠진 중국인들을 매도해선 절대 안된다.

전 인류의 아픔을 함께 슬퍼하고 이겨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의 국격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일이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생활경제부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