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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12兆 ‘현찰 두둑’…시스템반도체 등 M&A 나설까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4 17:04

수정 2020.02.1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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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에도 보유현금 8兆 ↑
투자자산 합치면 총 352兆 넘어
시설투자 줄인 탓에 현찰 넘쳐나
車반도체·SSD 업체 인수 거론
세계 반도체 시황도 회복 분위기
삼성전자 112兆 ‘현찰 두둑’…시스템반도체 등 M&A 나설까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시황 부진에도 이익을 거두며 현금 보유액이 11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말 사상 처음으로 현금 보유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엔 '현찰'을 더 쌓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데다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목표를 밝힌 상황이어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 보유액은 총 112조1500억원으로, 전년 말(104조2100억원)보다 7.6% 증가했다. 현금 보유액은 기업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장기 정기예금 등을 합친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현금자산과 투자자산이 늘면서 총 자산이 352조5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총자산이 350조원을 넘었다. 지난 2018년 말(339조3600억원)에 비해 1년 동안 3.9% 늘어났다.

지난해 반도체 시황 둔화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당기순이익 21조7400억원을 올리면서 현금 보유를 늘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 시설투자를 전년에 비해 줄여 지출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총 26조9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전년(29조4000억원)보다 8.5% 줄었고,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던 지난 2017년(43조4000억원)에 비하면 38.0% 감소했다. 현금 보유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이익이 전년에 비해 급감하면서 배당금 지급액은 전년 대비 5.4% 줄어든 9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8800억원 수준이었던 자사주 취득은 지난해엔 진행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현금 보유액이 사상 최대 기록을 연이어 경신하면서 M&A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풍부한 현금여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사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강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지난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 목표를 발표함에 따라 M&A 전략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수대상으로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네덜란드의 NXP가 거론됐고, 최근엔 미국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업체인 실리콘모션 등도 대상업체로 거론됐다.

실제 세계 반도체 시장은 최근 시황 회복 기대와 함께 살아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반도체 시장에선 317억달러(약 37조원) 규모의 M&A가 진행됐다. 전년보다 22.4%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15년(1077억달러)과 2016년(598억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M&A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라면서 "기술진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최근 글로벌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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