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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사드 기지 개선비용, 방위비분담 증액해 충당?…커지는 '의혹'

뉴스1

입력 2020.02.14 18:23

수정 2020.02.14 18:23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가 임박한 28일 오후 사드 기지인 성주골프장에서 미군들이 측량을 하고 있다. 2017.8.28/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가 임박한 28일 오후 사드 기지인 성주골프장에서 미군들이 측량을 하고 있다. 2017.8.28/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사드전면확장배치 즉각중단하라' 사드철회평화회의 기자회견 © 뉴스1 정지형 수습기자
'사드전면확장배치 즉각중단하라' 사드철회평화회의 기자회견 © 뉴스1 정지형 수습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미국이 내년도 국방 예산에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개발 비용으로 약 580억 원을 책정하면서 이 공사비용을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고 밝혀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가 이달 초 의회에 제출한 2021회계연도 예산안에 따르면 미 육군은 탄약 보관시설과 상하수도, 전기 시설, 도로포장공사 등 성주 부지 개발 공사에 4900만 달러를 책정했다.

미 육군 측은 이 예산과 관련해 "주둔군이 자금을 댈 가능성이 논의돼 왔다"며 "주둔국 프로그램의 자금이 이 요구사항을 지원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예산 책정은 임시 배치된 사드의 정식 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일 뿐 아니라 사드 부지 개선 공사비는 미국이 부담한다는 우리 정부의 그간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2016년 7월 사드의 한국 배치를 공식 결정했다. 같은 해 말, 국방부는 성주골프장에는 진입도로와 수도, 전기시설 등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우리 측이 부담해야 할 기반시설 공사비용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국방부는 2017년 5월 브리핑에서 "전기가 들어가고 그 다음에 도로를 하고 그 다음에 부지 제공하고 이건 당연히 우리 측 부담"이며 "부지 내부에서 무슨 새로 건설을 하거나 그런 것은 미 측에서 부담을 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즉,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부지와 기발시설은 우리 측이 제공하지만 이후 발생하는 운영비용은 미국 측 부담이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우리 측 분담분을 대폭 올려 이를 성주 기지 건설에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2016년 7월 국회 운영위에서 김관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위비 분담금이 사드 운용비용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의에 "포괄적인 의미에서 인건비, 시설비, 무슨 비 이렇게 해가지고 항목이 나뉘어 있기 때문에 항목이 포함되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금협상대표는 지난해 12월 외교부 기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한국 분담분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면서 "현재 방위비분담특별협(SMA) 틀이 담지 못하는 보다 큰 비용이 있다"며 주한미군 순환배치, 임시 배치, 미군 훈련과 수송, 장비 등과 관련한 비용을 예시로 들었다.


미국으로선 방위비분담금으로 사드 기지 공사비용을 충당하면 국회 절차를 피해갈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은 세부내역이 아닌 총액으로 국회 비준 동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국방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까지 한미 간 사드 기지 개발과 관련해서 방위비 관련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된 다음 긴밀한 협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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