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이산화탄소로 휘발유 만든다…‘현대판 연금술’ 376억 투자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8 17:21

수정 2020.02.18 17:21

차세대 탄소자원화 사업 순항
온실가스로 플라스틱 등 생산
대기업·벤처 참여 상용화 박차
이산화탄소에서 전환된 휘발유.화학연구원 제공
이산화탄소에서 전환된 휘발유.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연구소 전기원(왼쪽) 박사와 박해구 연구원이 이산화탄소 반응 장치를 운전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연구소 전기원(왼쪽) 박사와 박해구 연구원이 이산화탄소 반응 장치를 운전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현대판 연금술사'들이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휘발유와 플라스틱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연금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사업 중 하나인 '차세대 탄소자원화' 사업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376억8000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탄소자원화는 석유·천연가스·석탄 등 기존의 화석연료 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온실가스·부생가스·유기성 폐자원에 포함된 탄소를 활용해 화학제품이나 청정연료를 생산한다는 개념이다.


■온실가스가 화학원료로 변신

차세대 탄소자원화 연구단은 크게 3개의 세부연구단으로 나눠 총 9개 R&D과제를 진행했다.

먼저 '부생가스와 탄소폐자원 활용 기술' 연구단은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모으기 위한 분리막과 흡착제 원천소재·분리공정을 개발하고 고부가가치 화학원료로 만드는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올해 2단계 R&D사업에서는 하루동안 34㎏을 분리·포집할 수 있는 벤치 규모의 분리공정을 개발할 예정이다.

'광촉매·바이오촉매 융합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연구단은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이산화탄소를 직접 전환해 포름산을 제조하는 기술을 내놨다. 즉 인공광합성 기술을 이용하는 것. 또한 이산화탄소로 석유화학 분야에서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만드는 기술도 개발했다.

지난해 12월 차세대탄소자원화연구단 전기원 단장이 발표한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로 만드는 기술도 있다. 이 연구에서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로 전환하는 에너지효율을 65~70%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독일보다 5~10%P 높은 결과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환공정에 이산화탄소를 한번 통과시켰을때 25~30%가 휘발유로 만들어졌다. 남은 이산화탄소를 계속 공정에 순환시키면 90%이상이 전환된다. 전 단장은 "이 기술을 이용해 휘발유 1L를 생산하는데 대략 2000~2500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업과 협업해 상용화 노린다

차세대 탄소자원화 R&D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획부터 상용화를 목표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1단계 사업을 마친 연구단은 지난 15일 2단계 사업에 들어갔다. 전기원 단장은 "지금까지는 실험실에서 기초 원천기술을 개발해 온 것이고 기초를 약간 벗어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R&D 사업에는 지난 2년간 연구단 본부가 있는 한국화학연구원을 비롯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국내 출연연구기관과 대학 연구소를 포함해 21개 기관 280여명이 참여했다. 1단계 사업이 출연연구기관과 대학만 참여했다면 2단계부터는 국내 주요 대기업 6곳을 비롯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벤처기업까지 참여한다.
기업들이 연구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연구에 필요한 원료를 지원하거나 R&D사업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단은 1단계 사업에서 기술이전 2건이 있었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2단계에서 3건을 노리고 있다.
그는 "2단계 R&D가 끝날때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기술이전 받아 상용화로 이어지는 3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