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고유정 사건' 체포부터 선고까지 265일의 기록

뉴스1

입력 2020.02.19 07:00

수정 2020.02.19 07:00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지난해 6월 1일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경찰에 체포될 당시 영상. (경찰이 촬영한 영상 캡처본) 2018.7.28 /뉴스1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지난해 6월 1일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경찰에 체포될 당시 영상. (경찰이 촬영한 영상 캡처본) 2018.7.28 /뉴스1


지난해 9월2일 전 남편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제주지방법원에서 2차 공판을 받기위해 교도소 호송버스에서 내려 건물 안에 들어가고 있다. 2019.9.2 /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지난해 9월2일 전 남편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제주지방법원에서 2차 공판을 받기위해 교도소 호송버스에서 내려 건물 안에 들어가고 있다. 2019.9.2 /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20일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7)에 대한 1심 선고가 진행된다. 고씨가 체포된 지 265일만의 일이다.

지난 9개월간 고유정 사건은 시신 없는 살인사건으로 시작해 연쇄 살인사건으로 커졌다.

고유정의 체포부터 선고까지의 기록을 되짚어봤다.


◇긴급체포 후 신상공개, 구속기소

지난해 6월1일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주차장. 오른손에 하얀 붕대를 감은 고유정이 나타나자 제주동부경찰서 형사들이 급습했다.

이날 고유정은 5월25일 제주시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씨(36)를 살해한 지 일주일만에 긴급체포됐다. 고씨는 이송 도중 “내가 죽인 건 맞다”고 범행을 시인했으나 이후에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혼선을 줬다.

이날 경찰은 압수수색도 벌여 고씨의 차량과 아파트 내 쓰레기 분리수거함에서 피해자 혈흔이 묻은 이불 등 증거물품 일부를 찾았다. 하지만 시신은 이미 고씨가 훼손하고 유기한 뒤였다.

6월4일 고유정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다음 날인 5일 신상공개가 결정됐다. 제주지방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하며 범행도구 등 증거가 충분하다”고 공개 결정 이유를 밝혔다.

고유정의 이름과 나이가 바로 공개됐다. 그러나 얼굴 공개는 쉽지 않았다. 고씨가 머리를 풀어헤친 채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렸기 때문이다. 고씨는 이후 이송과정에서나 재판장에서도 내내 일명 ‘커튼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고씨의 얼굴이 대중에 알려진 건 신상공개 결정 이틀 뒤인 7일이었다. 고씨가 경찰서 내부에서 호송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됐다.

10일에는 고유정 사건의 ‘스모킹건’으로 꼽히는 결정적 증거가 나오기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고씨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을 감식한 결과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고유정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해 전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12일 살인과 사체손괴, 은닉 등의 혐의로 고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7월1일 제주지방검찰청은 고씨를 살인 및 사체손괴, 은닉죄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경찰과 마찬가지로 고씨가 계획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 중 의붓아들 살인 혐의 추가

고유정이 검찰로 구속송치된 다음 날인 6월13일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현 남편인 홍모씨(38)가 자신의 아들(4)을 고씨가 살해했다며 제주지검에 고소한 것이다.

홍씨의 아들 사망사건을 수사하던 충북상당경찰서도 7월1일 제주로 향했다.

구속돼 있는 고유정을 상대로 의붓아들 살인 혐의 등을 밝히기 위한 세 차례의 대면조사가 진행됐다. 같은달 19일에는 현 남편과 고씨의 대질 조사까지 실시했다.

9월30일 충북경찰은 고씨가 자고 있는 의붓아들을 10분간 강한 압박을 가해 살해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검찰에 송치했다. 과실치사 혐의를 받던 홍씨에게는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3월1일 피해자가 숨진 뒤 7개월만이었다.

고유정 의붓아들 살인사건을 넘겨받은 제주지검은 11월7일 고씨를 의붓아들 살해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결국 고유정의 전 남편 살인사건과 의붓아들 살인사건 재판은 병합돼 진행됐다.

전 남편 살인사건 재판은 7월23일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8월12일 첫 공판이 열린 뒤 격주에 한 번꼴로 열렸다.


재판부는 당초 전 남편 살인사건 결심공판이 예정됐던 12월2일부터 의붓아들 살인사건 재판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20일 열린 12차 공판에서 검찰은 고유정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며 지난 10일 고유정은 최후진술을 했다.
그리고 20일 오후 2시 선고공판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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