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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명이 10년간 457만건 상담 "폭언 시달린 날은 잠도 못자요" [내일을 밝히는 사람들]

한국인터넷진흥원
사이버민원 쏟아지는 118상담센터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고 전화하셨는데 너무 말을 잘한다고 같은 보이스피싱 아니냐며 전화를 끊으시더라고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10년째 운영 중인 118상담센터의 한 직원이 기억하는 난감한 상담 사례다. KISA 118상담센터는 보이스피싱부터 해킹, 개인정보침해 신고 등 국민의 사이버고충을 귀로 듣는 첫 번째 통로다.

전체 상담 중 전화상담 비중은 약 90%. 그러다보니 무방비 상태로 이른바 '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리는 것도 상담사들이다. 한 상담사는 민원인의 폭언과 욕설을 들은 날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강혜영 118상담센터 팀장은 "민원인이 원하는 방향의 답이 아니면 납득을 하지 않고 반말, 폭언, 욕설, 고성, 인격모독적 막말을 하거나 몇 시간 동안 전화를 끊지 않는 경우 상담사들이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민원인이 노골적으로 상담사를 성희롱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성인사이트 스팸 문자를 받고 신고할 때 그 내용을 불러주는 식이다. "내 스마트폰이 해킹되고 있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전화도 걸려온다.

이 같은 악성민원 상담전화를 포함해 118상담센터가 지난 10년간 상담한 건수는 총 457만7077건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매년 약 45만건의 상담전화를 처리한 셈이다. 하지만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118상담센터의 직원 수는 단 36명이다. 아침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간조와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근무하는 야간조, 온라인상담조와 개인PC 원격점검조가 쉴 새 없이 일한다.


물론 악성민원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령의 어르신이 상담 후 잘 해결됐다며 감사인사를 전할 때 이들은 마음 깊이 뿌듯함을 느낀다. 강 팀장은 "한 어르신이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불안해하셨는데 금전적 피해와 개인정보 유출이 없었다고 안심시켜드리자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기관이 있었느냐고 칭찬하셨다"며 웃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