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볼턴 "대북 유화정책이 실패"…리비아모델 정당성 주장

뉴시스

입력 2020.02.21 03:43

수정 2020.02.21 03:43

학보사 인터뷰서 "北, 전 세계 평화 위협" "핵 포기 결정했단 증거 한번도 안 내놔" "리비아 모델로 카다피 죽음? 판단 오류"
[내슈빌=AP/뉴시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밴더빌트대 행사에서 발언 중인 모습. 2020.02.21.
[내슈빌=AP/뉴시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 위치한 밴더빌트대 행사에서 발언 중인 모습. 2020.02.21.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 강경책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북한이 거부해온 '리비아 모델'(선 비핵화 후 보상)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20일(현지시간) 밴더빌트대 학보사인 밴더빌트 허슬러에 따르면 볼턴은 인터뷰에서 리비아 모델이 비핵화를 끌어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볼턴은 리비아 모델을 비판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듯 "리비아 모델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게 뭔지 설명할 수 있도록 질문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이어 볼턴은 2004년 초 미국이 전 리비아 국가원수인 무아마르 카다피의 핵 프로그램 폐기를 시작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리비아의 핵 관련 물품을 보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크리지는) 이란과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충분한 공간이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은 30년이 넘어가도록 핵무기를 포기할 전략적인 결정을 했다는 증거를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도 북한과 마찬가지라면서 그는 "(이란과 북한을) 믿을 만한 이유가 생길 때까지, 그들이 할 수도 있는 어떠한 약속이라도 그들이 지킬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그렇지만 아랍의 봄 이후에 카다피는 죽었다. 이게 그가 절대 핵을 포기하지 말았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말한다"며 "이건 전형적인 판단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2003년, 2004년에는 지구상의 그 누구도 아랍의 봄 사태를 예측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랍의 봄은 핵 포기와 아무 관련이 없었다"며 "그래서 카다피가 핵무기를 포기해서 7년 뒤 국민들의 손에 죽었다는 말은 완전히 연관 없는 2가지 역사적인 사건을 헷갈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은) 우리와 우리 국민, 우리의 친구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을 위험에 빠트린다"며 "북한은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도 위협한다. 사려는 사람만 있다면 북한은 핵무기를 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들이 '대북 강경책'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 유화책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리비아 모델은 비핵화 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보상을 해주는 방식을 뜻한다. 카다피는 미국에 핵 프로그램을 넘겼지만 2011년 아랍의 봄 사태에서 서방이 지원한 반군에 살해됐다.
이 때문에 북한은 리비아 모델이 핵 개발 포기 후 정권 타도를 뜻한다고 생각해 리비아 모델을 강하게 거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턴을 경질한 직후 볼턴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건 문제가 있는 발언이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볼턴을 겨냥해 "이 자는 자리를 차지한 뒤 TV에서 그릇되게 '리비아 모델'을 말하고 더 많은 판단 실수를 저지르더니 해고됐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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