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쇼핑객 발길 끊겨 할인행사도 무용지물…코로나 휩쓴 유통가 폐업 위기[코로나19 공포 확산]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1 17:54

수정 2020.02.21 17:54

백화점 마케팅 비용 대폭 줄여
면세점은 사드때보다 더 타격
소상공인 97%가 "매출 줄었다"
대구 번화가 동성로는 유령도시
소강 국면에 접어드는 듯 보였던 코로나19가 지난 19일 이후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감염공포가 전국으로 확대되자 유통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1일(오후 5시 현재) 코로나19의 확진자가 국내에서 200명을 넘어서면서 지난 2015년 메르스 때 확진자 수인 186명을 추월했다. 발병 한 달째인 코로나19의 전파력은 메르스, 사스보다 수십 배 높은 실정이다.

확진자 방문 매장이 속속 확인되면서 휴업 매장도 다시 늘고 있다. 20일에는 이마트 성수점, 현대백화점 대구점, 대구 동아백화점이 문을 닫았고 21일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이 휴점에 들어갔다. 확진자는 아니지만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홈플러스 광주계림점도 21일 문을 닫았다.
대구 지역 대표 시장인 서문시장은 23일 임시휴무에 들어간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주요 백화점들은 마케팅 비용을 일제히 줄이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상황이 좋진 않았는데 이번 사태로 소비 위축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여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비용을 써봤자 사람들이 찾지 않을 것이 뻔한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보수적인 경영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일 이후 3일간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2월 들어 전년 대비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

이달 말로 예정돼 있는 겨울 재고 상품 판매를 위한 클리어런스 행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겨울이 너무 춥지 않아서 협력사들의 재고 의류가 많이 쌓여있어서 빨리 판매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큰일"이라고 털어놨다.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다. 면세점의 핵심 고객층인 중국 관광객 수가 급감한 데다, 감염 우려 등으로 텅 빈 매장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

이미 메르스는 물론이고 사드 사태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등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다. 소상공인협회가 지난 13~19일 소상공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매출액 변화를 묻는 실태조사를 한 결과 77.3%가 '매우 감소했다'고 답했다. 또 20.3%는 '감소했다'고 답해 전체의 97.6%가 실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감소비율도 '50% 이상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이 47.4%로 절반 가까이 됐다. 특히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유령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누리던 e커머스 업계는 주문 폭주로 비상이 걸렸다.

쿠팡은 대구·경북 지방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난 20일 주문 폭주가 이어지자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이날 새벽에는 '서버 오류로 결제가 안됐다'는 소비자문의가 쏟아졌고, 마스크·손세정제 등 위생용품과 생필품 주문이 전국적으로 급증하면서 쿠팡 로켓배송의 '하루 배송' 원칙도 깨졌다.


'대구·경북 지역에 배송을 안해준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지난 19일 이후 대구·경북 지역 주문량이 평소보다 최대 4배가 늘어 조기 품절과 극심한 배송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쿠팡 관계자는 "현재 전례 없는 정도로 주문이 몰리고 있어 배송 인력을 긴급히 늘리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주문 처리에 임하고 있다"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배송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조윤주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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