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어디서 옮을지 모른다"…불안한 시민들 발병지역 기피 심각[코로나19 공포 확산]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1 17:54

수정 2020.02.21 17:54

집단발병에 사망자 나와 패닉
10명중 7명 "감염 걱정된다"
대구 방문 피하고 모임 최소화
위험지역 알려주는 사이트 등장
식품 사재기로 텅 빈 대구지역 마트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가운데 21일 대구의 한 마트에 사재기로 인해 즉석식품 매대가 비어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첫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대구에서는 온·오프라인상에서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다.
식품 사재기로 텅 빈 대구지역 마트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가운데 21일 대구의 한 마트에 사재기로 인해 즉석식품 매대가 비어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첫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대구에서는 온·오프라인상에서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급증하고 있다.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던 판단과 달리 집단발병을 일으키고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국민의 불안감은 일종의 '패닉' 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어디서 옮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늘고 있다. 이에 국민들은 접촉 경계를 넘어 감염 우려지역 방문 자체를 기피하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불안지역을 확인하는 등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확산일로에 국민들 '패닉'

2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본인이 코로나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해 걱정되나'라는 질문에 63%가 우려감을 나타냈다. 감염이 우려된다는 응답은 지난주 56%로 줄었으나,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 소식이 들린 이후 그 규모가 2주 전(64%)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첫 사망자 소식이 들려온 지난 20일 조사에서는 70%까지 급증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되다 다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6일까지 닷새 연속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국민들은 긴장이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1주일 사이에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직장인 박모씨(29)는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였는데, 다시 많아졌다"면서 "이전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지만, 회사에서 마스크를 나눠줘 쓰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집단발병을 일으킨 대구·경북 지역뿐 아니라 서울 지역에도 잇따라 2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지역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 기피' 현상까지

지역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감염 소식이 전해진 지역 방문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은 약속장소를 바꾸거나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지역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직장인 정모씨(33)는 종로구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주말 약속 장소를 바꿨다. 그는 "당분간 종로에서 친구들을 만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인터넷상에서도 방문지역의 코로나19 위험 가능성을 알려주는 사이트가 인기 검색어에 오르며 접속자 폭주로 인해 한때 마비를 겪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10㎞ 이내 확진자의 동선 등을 파악, 위험도를 표시하고 있다.


한편 경찰과 지자체도 주말 집회를 연기하는 등 확산 방지에 나섰다. 서울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사용금지를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집회 제한구역이라고 안내하고 돌아가도록 행정지도할 계획"이라며 "물리력을 행사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검거 및 제지 등 기타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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