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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론 퍼진 여권… 비례정당 카드 만지작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1 18:14

수정 2020.02.21 18:14

구로을 출사표 낸 윤건영 "가능성 열어놓고 판단해야"
손혜원 "그냥 있을수 없다" 창당 시사… 민주당은 고민
여권 주요 인사들이 21일 잇달아 집권여당의 위성정당 창당론 군불때기에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당초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비례위성 정당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필요성이 제기됐다가 수면 아래로 잠복했지만, 최근 비례대표 확보 및 정당 지지율 제고 차원에서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무소속 손혜원 의원 등은 이날 위성정당 창당론을 강조,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을 '꼼수'라고 비판해온 민주당 기류에도 변화가 오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에서 미래한국당의 비례의석 싹쓸이 가능성 및 여권발 위기론이 갈수록 커지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걸로 보인다.

서울 구로을 총선에 출마한 윤 전 실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위성정당 창당의 필요성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장기적으로는 원칙의 정치가 꼼수 정치를 이긴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민심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실장은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만큼 발언 하나에 무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데다 보수발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파괴력이 상당할 수 있는 점을 인정한 셈이어서 파장도 예상된다.

손혜원 의원도 이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 '손혜원 TV'를 통해 "지금 (미래통합당) 저 무리가 비례대표 당을 만들지 않았느냐. (우리도) 만들지 않고 그냥 있을 수 없겠다 싶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나서서 공직선거법을 개정해놨는데 (보수 계열 위성정당 창당 등) 위험한 부분에 대해 일체 검토가 없었던 게 아닌가"라고 심각성에 우려도 나타냈다.


또 "이 악성 프레임, 진중권 프레임을 벗어나서 되돌려야 하는가를 (생각했다)"며 "내 역할이 진중권 같은 악성 프레임을 만드는 자들과 앞에서 깨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거듭 자신이 위성정당 창당 깃발을 들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여권에선 일단 손 의원 등이 민주당 외곽에서 위성정당 창당 뒤 선거 막판에 민주당 계열정당 깃발을 드는 방안도 나온다.


당장은 기존에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꼼수라고 비판해온 만큼 여당과 무관하다며 거리두기를 할 수 있고,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위성정당 필요성이 급증하면 새로 당을 급조하는 것 보다 손 의원의 정당을 활용하는게 나쁘지 않다는 얘기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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