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하루 셧다운 2조 피해… 반도체 공장 ‘초긴장’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6 18:16

수정 2020.02.26 18:16

사업장 페쇄 땐 천문학적 손실
의심직원 격리 등 방역에 안간힘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초긴장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확진자 발생으로 사업장이 폐쇄 조치될 경우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어느 곳보다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정부가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으로 높임에 따라 예방 조치를 대폭 강화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나타나지 않아 사업장 폐쇄나 가동중단 등의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의심환자 발생으로 수백명의 직원들이 자가격리를 실시 중이고, 회사의 다른 사업장이 확진 판정으로 일시 폐쇄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경기 기흥·화성·평택에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설비를 가지고 있고, 충남 아산엔 제품 테스트와 패키징 등 후공정 작업을 위한 사업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의 직원만 5만4000여명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D램과 낸드플래시,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하는 사업장이 위치하고 있다. 국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약 2만8000여명 수준이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생산설비는 24시간 멈추지 않고 가동된다. 생산라인 가동이 예상치 못한 이유로 중단되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장이 하루만 셧다운(가동중단)되도 피해 규모가 약 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18년 3월 삼성전자는 평택사업장에서 약 30분의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돼 손실 규모가 5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구 도시바)의 경우도 지난해 6월 정전사고 복구비용으로 약 370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황이 둔화됐던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뒀던 매출을 통해 단순 계산하면 하루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매출 감소액이 각각 약 1780억원, 740억원에 이른다.


다만 반도체 사업장은 일반적으로 팹(생산공장) 내부 클린룸에서 생산설비가 가동되고, 직원들이 항상 방진복을 착용하고 있어 직원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가동중단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팹 내부 클린룸의 설비들이 대부분 자동화된 상태고, 방진복을 입은 근무자들도 대부분 간격을 두고 근무해 전염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확진자나 의심자 발생으로 격리되는 직원들이 많아져 운용 인력이 부족해지거나 협력사를 통한 소재·장비 공급 차질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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