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산업 현장 근로자들의 힘겨운 싸움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2 17:41

수정 2020.03.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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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산업 현장 근로자들의 힘겨운 싸움
"코로나19로 울산이 위험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버텼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나면서 공장 일부가 폐쇄되자 한 내부 직원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이같이 전했다. 이 직원은 울산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동안 방역 등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고 했다. 국내 대부분의 자동차공장들은 이미 중국발 부품 조달 차질로 최근 한달간 휴업과 재가동을 반복해왔던 터라 감정이 더욱 복받쳤을 것이다. 자동차공장 셧다운은 외환위기 당시 이후 약 25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자 또다시 가슴을 졸이고 있다.
특히 대구 등 영남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그곳에 자동차 조립공장이나 부품공장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현장이 또다시 휴업에 들어가면 안된다는 일념 아래 바이러스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자동차공장들이 지난 1월 설 직후부터 휴업을 결정했을 때만 해도 이러다 곧 괜찮아질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했다. 그간 휴업 때문에 작업을 하지 못한 부분은 주말 특근 등을 늘리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국내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면서 자동차 등 산업 현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걱정과 우려로 바뀌고 있음을 절실히 느낀다.

정부·공무원,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자의 건강 회복과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산업 현장을 지키는 근로자들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동료와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산업 근간이 흔들리면 우리나라 전체 경제가 휘청댈 것이다. 공장 폐쇄 등 최악의 사태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장의 근로자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사무직 직원들에게는 허용되는 재택근무도 할 수 없다.


아침에 눈을 뜨면 코로나19 사태가 언제나 괜찮아지려나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 지 꽤 여러 날이 지났다. 한국인 특유의 강인함으로 머지않아 코로나19를 이겨낼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보이지는 않지만 경제의 뿌리인 산업 현장에서 묵묵히 견디고 있는 한국의 모든 근로자들에게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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