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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옵션 걸고…'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한 HDC현산 [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2 17:58

수정 2020.03.02 17:58

10년물 사모채 1700억 발행
신용등급 BBB+ 이하 하락땐
사실상 3개월물이나 다름없어
이달엔 4000억 유상증자 진행
풋옵션 걸고…'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한 HDC현산 [마켓워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이 1년4개월여 만에 자본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염두에 둔 자금조달로 풀이된다. 그러나 불안한 투심을 반영하듯 해당 사모채에는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등 투자자에게 유리한 옵션이 포함됐다.

■투자자 불안 반영한 풋옵션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달 28일 1700억원 규모의 10년물 사모채를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연 3.7%에서 결정됐다.

해당 채권에는 현재 신용등급(A+)에서 세 단계 아래인 BBB+등급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조기에 원금상환 청구를 할 수 있는 풋옵션이 내걸렸다.
통상 풋옵션 행사는 채권발행 후 1년 이후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HDC현산의 사모채는 풋옵션 행사 시작일이 채권발행 한 달 만인 오는 29일부터 시작된다. 풋옵션 행사기일은 3개월마다 돌아온다.

이 채권은 10년물이지만 신용도가 BBB+ 이하로 떨어지면 3개월물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한꺼번에 풋옵션이 몰릴 경우 유동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복병'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사모채에는 풋옵션과 더불어 콜옵션도 포함됐다. 콜옵션은 신용등급(A+)이 한 단계 상향한 AA- 수준이 되면 발행자가 채권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는 매도청구권이다.

■유증·회사채로 인수자금 마련

신용평가사들은 현재 HDC현산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하고 있지만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한 상황이다. 즉 6개월 이내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최민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HDC현산의 재무적 부담이 증가하게 될 전망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2조50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HDC현산이 2조101억원을, 미래에셋대우가 4899억원을 마련키로 했다.

HDC현산은 이를 위해 이달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총 발행주식의 50%에 해당하는 2196만9110주를 발행키로 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오는 5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진행한다. 이후 3000억~5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도 발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회사는 유상증자 4000억원, 회사채 공모 3000억~5000억원, 기타 자금조달 방식 8000억원, 보유현금 약 5000억원 등을 더해 약 2조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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