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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내부회계관리제도 처벌 대상 아니다

진행중 예능에 나온 정치인, 어떻게 생각하나요?

(~01/20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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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내부회계관리제도 처벌 대상 아니다
코로나19로 모든 세상이 멈춘 듯하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이 낮다고도 하나,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60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 순간에도 자본시장은 돌아가고 있고, 기업들은 2019년 결산재무제표를 발표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더불어 회계감사 현장도 지금이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로 결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을 내야 한다.

코로나19에, 결산재무제표 작성에, 회계감사 대응에 정신없는 이 시기에 상장회사 회계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밤 12시가 다 된 늦은 시간에 전화가 왔다. 회사의 회계팀장이 전날 자살해서 지금 막 상을 치르고 올라오는 길이라는 침울한 목소리였다.

외상 후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은 지인으로부터 대략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회계팀장이 재무제표 재작성 이슈로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오다가 아마도 급격한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는 것이다. 2019년 회계감사 담당 외부 공인회계사가 새로 바뀌면서 재작년인 2018년 결산재무제표에 오류가 있어 이를 재작성해야 한다는 논쟁이 있어 왔다고 한다. 그런데 바뀐 회계사와 2018년에 적정 감사의견을 낸 회계사는 같은 회계법인 소속이다.

최근 신(新)외감법이 도입되면서 회계사가 기업의 압력을 받지 않도록 독립성이 보장된 만큼, 회계사에 대한 책임과 처벌도 강해졌다. 당연히 같은 회계법인의 동료 회계사가 회계감사를 한 것이더라도 잘못된 회계처리라면 이를 지적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이 우리가 기대한 신외감법 결과 중의 하나다.

그런데 그런 결과의 또 다른 하나가 실무담당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기업이 오류 수정을 이토록 두려워한다면 신외감법의 안정적 정착이 가능할지 의문시된다. 신외감법의 안정적 정착은 처벌과 제재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회계투명성을 갖추기 위한 자발적 정정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매번 강조되지만, 우리가 2011년 전격 도입한 국제회계기준(IFRS)의 고향인 유럽 감독당국들은 제재보다 기업의 적시·자발적 수정을 더욱 중요한 정책목표로 삼고 있다. 유럽의 이런 사회·경제적 배경과 제도적 장치가 여전히 우리에게는 숙제다. 의도적 분식회계까지 제재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오류와 분식을 구분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작년과 다른 올해 주총의 복병 중 하나는 기업의 대표자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직접 보고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올 2월 초 금융위는 상장사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당분간 계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처벌과 제재의 대상이 아니다. 외부에 발표되는 재무제표와는 다른 기업 자체의 내부통제수단이다. 그래서 IFRS의 리더인 영국에서는 내부통제에 대해 외부 회계사의 감사의견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신외감법에 따라 강화되는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외부 공시 목적의 재무제표처럼 처벌과 제재의 대상으로 보고 시작한다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결산재무제표의 숙제를 다시 반복하게 될 것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적시에 오류를 수정하는 수단이 되도록 권유하고 유도돼야 한다. 또 다른 내부회계 실무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