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규제로 못잡던 부동산시장이 잡혔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2 17:15

수정 2020.03.12 17:15

[기자수첩]규제로 못잡던 부동산시장이 잡혔다
규제가 못잡았던 부동산 시장을 '코로나19'가 잡았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던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가 덮치자 크게 주춤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그렇게 집값을 잡으려고 애썼던 정부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의도치 않게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켰다.

실제 최근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시장에서 호가가 2억~3억원씩 빠진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6일 송파구 잠실동 잠실 리센츠 전용 84㎡ 8층이 호가 3억원 가까이 떨어진 16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전용 84㎡의 호가는 18억원 초중반대로 형성돼 있다.
로열층은 19억원 초중반대에 거래 중이다.

잠실동 공인중개소 사이에서는 아무리 호가가 빠지긴 했지만 16억원대에 거래되는 것은 힘들다고 말한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의 거래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특수관계인의 거래는 시가와 거래가액 차액이 3억원까지는 허용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증여나 특수관계 간 거래라도 이미 1억~2억원 이상 빠지고 있는 강남 집값의 하락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금 시장이 안정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다시 튀어오를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실제 정부가 열아홉번이나 규제를 내놨지만 규제 이후 6개월이 지나자 시장은 다시 회복세에 돌아섰다. 오히려 내성이 강해진 탓에 더 센 규제를 내놓지 않으면 시장은 반응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다. 섣불리 안정됐다고 전망했다가 코로나19처럼 집값이 다시 급등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말 파크리오 전용 84㎡의 경우 19억1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18억4000만원, 17억9500만원 등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18억3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뛰면서 현재 호가는 17억원대 후반선~19억원대다.

특히 전염병 이후 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거나 재정정책을 총동원하는 사례가 많아 오히려 집값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는 과거 메르스나 신종플루 사태를 교훈 삼아 부동산 시장이 자극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건설부동산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