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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임시금통위 오늘 열리나…50bp 인하 가능성 커져(종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2.27/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2.27/뉴스1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장도민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전격 인하함에 따라 한국은행이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준금리 인하 폭도 빅컷(50%p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상 처음으로 0%대 기준금리 시대를 맞는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00%~1.25%에서 0.00%~0.25%로 1%p 인하해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오는 17~18일 예정된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틀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연준의 결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 지명과 최근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관련 기업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 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3일에도 연준은 코로나19 사태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긴급 FOMC를 열고 통상적인 금리 조정폭인 0.25%p의 2배인 '빅컷'(0.50%p 인하)을 단행했다. 연준이 2주새 기준금리를 총 1.50%p나 내린 것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요일인 주말에 금리를 내린 것은 1979년 10월6일 토요일 금리 인상 이후 처음"이라며 "이는 연준이 현재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연이은 긴급 금리인하로 한은 금통위의 발걸음도 빨라져 16일 임시회의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이 정례회의를 이틀 앞두고 또다시 빅컷을 단행해 금통위가 시간을 지체할 명분이 약해졌다. 이미 금통위의 '실기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이러한 탓에 금통위가 장이 끝난 후 임시회의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 13일 임시 금통위 논의를 공식화했고, 같은 날 이주열 한은 총재가 처음으로 청와대의 코로나19 관련 경제·금융 회의에 참석해 이번 주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오늘 임시회를 열지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p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연준이 잇따른 빅컷,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어두워진 경기 전망,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엄습한 공포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0.75%로 떨어져 단번에 경험해 본 적 없는 0%대 기준금리가 된다.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과거 감염병 사례에서 나타난 글로벌 경제의 일시적 충격 후 반등(V자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태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고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 부문에 복합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임시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조정한 사례는 2001년 9월19일(0.5%p 인하), 2008년 10월27일(0.75%p 인하) 두 번뿐이다. 이때 경우 모두 빅컷이 단행됐다.

금통위는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3년1개월 만에 내리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이후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에 연 1.50%에서 1.25%로 한차례 더 내렸다. 연 1.25%는 지난 2016년 6월~2017년 11월 유지됐던 역대 최저치다.

공 연구원은 "이번 연준의 기습 금리인하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주가 급락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면서 통화당국 차원에서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어 "주목할 대목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1.00%p 낮춰 금융위기 국면과 동일한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으로 내렸다는 점"이라며 "이는 현재 통화당국이 진단하는 금융시장이나 경제 상황이 당시와 유사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임시 금통위는 한국은행법에 따라 의장(총재)을 비롯한 2명 이상의 금통위원이 요구하면 열린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 회의 일정은 시장에 주는 메시지 혼선을 막기 위해 사후 공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연준이 금리를 내렸을 때는 한은은 4일 오전 8시20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고, 오전 9시 이주열 한은 총재(금토위 의장) 주재 긴급 간부회의로 전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