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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자본확충 '플랜 B'도 난항…혁신 멈추나

[파이낸셜뉴스]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자본확충을 위한 '플랜 B'를 모색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뱅크는 지난 11일 신임 케이뱅크 행장에 이문환 전 BC카드 사장을 내정했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좌절됐지만 KT 주도의 경영정상화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증자 나설 투자자 모집 한계
케이뱅크는 현재 차선책으로 신규 주주사 영입, 기존 주주 증자, KT 계열사를 통한 우회 증자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KT 주도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갑자기 풀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케이뱅크는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된 이후 신규 주주사 영입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하지만 자본부족으로 개점휴업 상태가 장기화되고 신규 고객 유치도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수천억원 규모의 증자에 선뜻 참여할 투자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케이뱅크가 신규주주사 영입 작업에 나섰지만 막판 조율에 실패하는 등 결국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주주 증자 방안도 거론되는 차선책이다. 케이뱅크의 지분 구성을 살펴보면 보통주 기준으로 KT가 10%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3.79%, NH투자증권 10%, IMM프라이빗에쿼티 9.99%, 한화생명 7.32% 등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기존주주 대상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의견을 모으지 못해 논의 단계에서 그쳤다. 자본확충을 위해 산업자본이 케이뱅크 지분 34%를 취득하려면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KT계열사 우회 증자도 난항
이 같은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사실상 보통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주도의 대규모 증자가 현실적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지난해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후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고 있어 추가 자금 지원이 여의치 않다. NH투자증권 역시 비금융주력자라는 쟁점이 있다. NH투자증권은 NH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지만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KT 계열사를 통한 우회 증자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분 34%를 취득한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때문에 2대 주주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일부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해결한 바 있다.

케이뱅크도 이 같은 사례를 참조해 BC카드 등 계열사를 통해 우회 증자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KT의 영향력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케이뱅크에 자본확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또다른 꼼수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는데다 금융당국이 승인을 내줄 지도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 통과를 지켜보는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해당 법안을 다음 회기에 우선처리키로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5월 임시국회가 열려도 총선 이후인 만큼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고 상임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본확충을 위해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주주사들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