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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자문사 잇단 '조원태 연임 찬성'…캐스팅보트 국민연금은?

서울 중구 한진 사옥. 2019.2.1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 중구 한진 사옥. 2019.2.1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칼 사내이사)의 연임에 찬성하면서 한진가(家)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보유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 결정과 관련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 1곳과 용역계약을 맺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최근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에 발송한 한진칼 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에서 "한진칼이 제안한 이사회 안이 기업의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 연임 및 이사회가 추천한 사내외 이사 후보들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것이다.

이어 "3자 연합(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의 경우 구성원 간 이해관계가 불투명하고 제안한 후보의 전문성이 특별히 이사회 후보보다 더 높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면서 3자 연합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에 대해 기권할 것으로 권고했다.

의결권 자문사의 자문이 구속력은 없지만 기업지배구조원은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을 바탕으로 국민연금에 자문을 하기 때문에 기업지배구조원의 자문 결과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한 전직 위원은 "의결권 자문사의 자문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이에 반대하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또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과 용역계약을 맺고 있지 않은 의결권 자문사의 자문 결과도 참고한다. 전직 위원은 "계약을 맺지 않은 의결권 자문사가 내놓은 자문이라고 해도,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가 참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도 최근 조 회장 연임 찬성을 권고하는 내용의 의안분석 보고서를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냈다. 보고서는 "조 회장 등 한진칼의 새로운 경영진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면서 "조 회장 측에 도전장을 던진 3자 연합은 대대적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열흘 정도 남았지만 조 회장이 승기를 잡았다는 관측들이 제기된다. 지난 13일에도 관련 논의를 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에 임박해 조 회장 연임 안건에 대한 찬반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로 보면 조 회장 진영이 33.45%, 3자 연합이 31.98%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1.47%포인트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율은 2.9%가량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지난 1월2일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행동주의 펀드 등과 연계하는 방안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KCGI는 행동주의 사모펀드로 분류된다.

조 회장 진영이 주주친화적인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점도 기금의 장기수익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국민연금의 목표에 부합한다는 해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