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저출산·저성장·저금리에 제로금리까지 수익성·건전성 빨간불 켜진 보험사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7 12:00

수정 2020.03.17 12:00

[파이낸셜뉴스] 저출산·저성장·저금리 등 3중고로 지난해 보험사의 순이익이 2009년 이후 10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위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로 제로금리로 접어들면서 보험사들의 투자수익률 악화가 예고돼 보험사들의 자본조달 압박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의 '2019년 보험사 경영실적'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5조33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9496억원(26.8%) 감소했다. 24개 생보사는 보험손실이 확대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2.8% 감소한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생보사의 경우 금리하락으로 인한 보증준비금 증가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보험영업손실이 확대되면서 순이익이 줄었다. 또한 31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2000억원으로 보험손실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31.7% 감소했다.
손보사는 가프르게 상승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로 손실액이 커지면서 순이익이 급감했다.

보험업계는 올해도 3중고와 손해율 상승으로 사실상 제로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사들의 주요 투자처인 채권 수익률을 악화시키는데, 지금도 역대 최저치(3.5%)인 운용자산이익률을 추가로 하락시킬 가능성이 높다. 운용자산수익률 하락이 이어지면 보험사들은 역마진 심화 우려도 커진다. 이는 고객들에게 받은 돈으로 굴린 수익률이 고객에게 주기로 약정한 이자율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초반까지 판매한 연 5% 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나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은 계속 높은 금리를 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자산운용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 역마진이 우려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산운영수익률 확보를 위해 대체 투자처 마련이 시급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채권 투자수익률 하락에 따른 자산운용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과거 확정고금리형 상품을 판 보험사 입장에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산운용수익률 감소는 자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사 입장에서 평가성 준비금 적립부담이 커진다. LAT(부채적정성평가), 보증준비금 등 평가성 준비금의 경우 금리가 하락하면 할인율이 낮아지므로 준비금 적립부담은 증대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수익성과 건전성을 고려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보험사들은 4월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는 늘어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하됨에 따라 보험사들은 추가적인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대다수의 4월 예정이율인하에 나서지만, 예상치 못한 기준금리의 큰폭 인하로 추가적인 예정이율의 인하가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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