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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하는 원화, 걱정되는 외환건전성...통화스왑 필요성↑

[파이낸셜뉴스]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달러 가뭄'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원화가치 급락)하고 있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7.5원 상승한 1243.5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10년 6월11일(1246.1원) 이후 약 10년만에 최고치다.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장기화 우려에 따른 불안심리가 외환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환율은 거래일 기준으로 최근 4일 50.5원이나 올랐다. 세계 9위 수준인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을 감안했을 땐 당장 외환위기와 같은 건전성 위기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환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불확실성과 공포감을 생각한다면 안전장치를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 등 주요국과 통화스와프 체결은 시장을 안정시킬 최적의 카드로 거론된다. 통화스와프 협정은 비상시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것이다. 달러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전제만 있다면 시장불안은 줄어든다.

■외환 건전성 큰 걱정 안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091억7000만달러다. 규모로 세계 9위 수준(지난 1월 기준)이다.

현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외환위기(1998년)나 금융위기(2008년) 상황으로 내몰릴 가능성은 낮다.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말 외환보유액은 2622억2000만달러,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말에는 204억1000만달러였다. 당시와 비교하면 외환보유액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큰 걱정은 안 된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상태여서 외환위기까지 갈 일은 아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항구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환율 변동성도 수급의 문제라기보다는 불안감에 의한 리스크(위험) 증가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외환시장 변동성을 놓고 보면 위기상황이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 영향을 주기 직전인 지난달 1월 20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1158.1원이지만 이날 종가는 1243.5원으로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85.4원이나 급등했다. 이달 들어 두자릿수 급등 또는 급락한 거래일도 7일에 이른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가파르게 상승 중에 있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 1월 평균 23bp(1bp=0.01%포인트) 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50bp를 넘겨 고공행진 중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오른 것은 국가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이다.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성↑
전문가들이나 시장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시장을 안정시킬 유용한 카드라고 본다. 현재 한은의 전체 통화스와프 규모는 1332억달러 상당이다. 규모는 크지만 기축통화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은 것은 캐나다, 스위스 정도다. 나머지는 신흥국들과의 협정이다. 따라서 현재 규모가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기며 급등(원화 약세)했던 지난 2008년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300억달러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고 고비를 넘긴 바 있다. 위기 상황에서 '방파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은 연장되지 않고 지난 2010년 2월 종료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코로나19 충격을 넘어갈 '카드'로 한·미 통화스와프가 거론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대외 부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좋은 건전성에도 (글로벌 위기 상황에)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하게 되면 시장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이후 간담회에서 "외환건전성이 좀 낮아질 경우에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상당히 훌륭한 안전판이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권승현 기자
coddy@fnnews.com 예병정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