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코로나19와 "전쟁" 벌이는 서구 사회, 봉쇄 조치 쏟아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7 14:10

수정 2020.03.17 14:10

프랑스 파리에서 16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식료품점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AP뉴시스
프랑스 파리에서 16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식료품점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서구사회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맞서 16일(현지시간) 일제히 나라 곳곳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이날 미 존스홉킨스 대학 집계에 의하면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5903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 또한 2800명에 가까웠다. 같은날 미국에서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4158명, 74명으로 확인됐다. 유럽의 확진자 합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이며 미국의 환자 숫자는 이란과 한국보다 적어 세계 5위 수준이다.


■솅겐조약 무색해진 유럽, 봉쇄 잇따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영국과 지난 4년간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가운데서도 역내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는 셍곈조약 수호를 고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뜻을 꺾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6650명 확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다음날부터 15일간 전 국민에게 필수적인 이유가 아닐 경우 집안에 머물러야 한다며 이동금지령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0만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금지령을 집행하겠다며 위반시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의료진이 이번 사태의 위중함을 경고했지만 공원과 식당, 시장, 주점등은 폐쇄 지시를 어기고 있고 국민들은 해당 장소에서 어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라며 지방선거 결선 투표를 연기하고 17일부로 프랑스 육로 국경을 전면 폐쇄, 일시적으로 솅겐조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독일(7272명 확진)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와 연결된 육로를 봉쇄하고 재화 및 출퇴근 노동자의 출입만 허용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식당과 주점, 동물원 등 군중이 모이는 장소들을 일시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스페인(9942명 확진)은 16일부터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고 폴란드는 모든 국내선 항공 운영을 중단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 성명을 통해 EU 정상들에게 앞으로 30일간 외국인의 EU 입국을 막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EU 정상들은 17일 화상 회의를 통해 이번 제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美 학생 3000만명이 학교 쉬어
미국의 확진자 수는 지난 10일에 처음 1000명을 넘은 뒤 약 1주일만에 4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언제쯤 끝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보건 당국자들이 7월이나 8월을 이야기한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자신의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적절했다며 만점을 주겠다고 자신했다. 이날 연방정부는 미국민들에게 10명 이상 모여 다니지 말고 주점이나 식당 등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정작 주정부들은 잇따라 지역 봉쇄를 실시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망자 숫자가 가장 많은(42명) 워싱턴주는 16일부로 역내 모든 식당과 주점, 유흥시설 등을 전면 폐쇄한다고 밝혔다. 메릴랜드주도 같은날 비슷한 폐쇄조치에 들어갔으며 뉴욕주와 뉴저지주, 코네티컷주도 식당 등 군중이 모이는 시설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CNN을 통해 야간 통행금지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반대편 샌프란시스코의 런던 브리드 시장은 이날 발표에서 샌프란시스코만 주변 6개 카운티에 3주간 자택대피 명령을 내린다며 주민들에게 생필품 구입이 아닌 이상 집 밖에 나가지 말라고 지시했다.
뉴저지주는 18일부터 모든 교육시설에 휴교령을 내렸으며 CNN은 현재 미국 31개 주에서 300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코로나19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AP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5억명 이상의 학생들이 코로나19때문에 등교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염병의 중심이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서구 사회로 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전염병이 시작된 중국 내 신규 확진자 숫자는 21명으로 집계 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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