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주중도 매일 예배, 숙식까지"…은혜의강 'N차 감염' 우려

뉴스1

입력 2020.03.17 16:25

수정 2020.03.17 17:5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성남·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유경선 기자 =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에서 이틀 새 수십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N차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교회가 위치한 건물의 입주 상가 주민들은 은혜의 강 교회가 평소에 교인 간의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52명(오후 2시 기준)으로 늘어난 17일, 교회가 입주한 상가 건물에는 단 한 곳을 제외한 채 모든 상점이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총 5층짜리 건물에는 은혜의 강 교회를 비롯해 카페, 빵집, 치과, 학원 등 다수의 상가가 입주해 있다. 은혜의 강 교회 시설은 3~5층 세 층에 걸쳐 나뉘어 있는데 3층은 수학학원, 4층은 미술학원과 같이 사용한다.

교회 입구에는 '3월8일 11시 예배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3월22일까지 본당 시설을 잠정적으로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됐다.


해당 건물에서 2년 가까이 상점을 운영한 A씨는 은혜의 강 교회가 주말뿐만 아니라 주중에도 거의 매일 예배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은혜의 강 교회의 예배안내에는 주일 오전 9시·11시, 주일 오후 2시 예배, 수요 예배 오후 7시30분, 새벽 예배 오전 5시30분 등 일정이 나와있지만 이보다 더 자주 교인들이 모여 예배를 봤다는 설명이다. 주말에는 초등부, 유년부, 중·고등부 등을 대상으로 교회학교도 운영했다.

A씨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밤 10시가 넘어서도 예배하는 소리가 들린다. 5~10명이 모여 탁자에 엎드린 채 예배를 보는데 기도 소리가 무섭고 시끄러워서 항상 복도로 이어지는 출입문을 닫고 지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말에는 교회를 찾아오는 아이들도 많이 보였다"며 "교인들 중에는 장애를 갖고 있거나 몸이 아프신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예배가 끝나면 조리 시설이 마련된 '교육관(4층 시설)'에서 음식을 만들어 다같이 식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루로 돼 있는 공간에서 탁자를 펼치고 밥을 먹는데 타인과 접촉이 잦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에 2~3회 차례 집회도 연다. 한 번 집회를 열때마다 1주일 가까이 교회시설에서 지내기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는 교인들은 며칠간 지낼 짐을 다 챙겨 들어 온다.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1일과 8일 주일예배를 강행한 은혜의 강 교회는 지난 9~15일 교회 목사 부부와 신도 등 6명이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성남시는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자 신도 135명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했고 전날(16일) 신도 40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의 최다 집단감염 사례다.

17일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오후 2시 기준 해당 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52명이 됐다. 목사 부부와 신도 등 50명, 신도의 아들 1명, 접촉 주민 1명 등이다.

교회 신도뿐만 아니라 그들과 접촉한 가족이나 주민들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N차 감염 우려가 커지자 인근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교회 건물 주변은 상가와 학원 등이 밀집된 번화가로, 은혜의 강 교회 바로 옆 건물에는 어린이집도 자리하고 있다.

며칠 전 문을 닫은 자신의 가게를 찾은 C씨는 "나도 잠재적 감염자일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일단 가게 문을 닫았다"며 "월세도 내야 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부터 현장 수업 대신 온라인 강의로 대신하고 있다는 한 학원의 원장 D씨는 "교재를 전달할 때를 제외하곤 아이들의 학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한다. 수업료 결제를 할 때도 이체를 하거나 다음 달에 결제를 해달라 부탁한다"고 말했다.

◇서울 집단감염 동안교회·PC방은 불안감 줄어

반면, 또 다른 집단감염 사례로 꼽히는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와 휘경동 세븐PC방의 N차 감염 우려는 잦아들고 있다.


동안교회는 이달 1일부터 문을 닫았고 유치원, 어린이도서관, 복지재단 등 부속건물도 모두 지난달 24일부터 문을 닫았다. 세븐PC방 역시 확진자가 속출한 이후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교회와 PC방이 일찌감치 문을 닫고 매일 방역 작업을 해 크게 걱정스럽지 않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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