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버는 접속 안되고 영상은 속터지고…대학들, 온라인강의 대책 부심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7 17:18

수정 2020.03.17 17:18

일방적 결석 처리에 학생 반발
서버 늘리고 접속 시간은 분산
녹화 대신 실시간 강의 발상 전환
학생 스스로 강의 질 높이기 나서
코로나19 여파로 개강을 2주 늦춘 서울 시내 대학들이 16일 온라인 강의로 봄 학기를 시작했다. 1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여파로 개강을 2주 늦춘 서울 시내 대학들이 16일 온라인 강의로 봄 학기를 시작했다. 1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생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온라인 강의 첫 날 서버 폭주 등 호된 신고식을 치른 대학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둘러 서버를 증설하고 분산 접속을 유도해 접속 불가 현상을 해소한 것. 하지만 대학들은 인프라 구축 외에도 '수업의 질 향상'이라는 과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17일 서울 주요 대학들은 전날 발생한 온라인 강의 혼란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 마려에 착수했다. 전날 고려대·한양대 등 서울 15개 넘는 대학에서 서버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일부 학생들은 서버 문제로 접속을 못한 상황임에도 출결 시스템에는 '결석'으로 처리돼 반발하기도 했다.

■대학들 대책 마련 분주

고려대는 16일 오전 10시 14분부터 25분간 온라인 강의에 접속이 불가능했다. 서버에 접속자가 몰리며 '접속 불가' 메시지가 뜬 것. 고려대는 급히 서버를 늘리며 문제를 해결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아마존 서버의 클라우드 용량을 확보하며 문제를 해결했다"며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접속에 대한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8시부터 오후까지 접속장애를 겪은 이화여대도 가상서버를 확대해 문제를 해결했다. 접속자가 몰리자 교내 인프라를 활용해 접속이 분산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한양대는 접속 장애가 발생하자 급히 프로그램을 개선해 문제를 해결 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온라인 강의를 대비해 서버를 늘렸지만 접속장애가 발생했다"며 "어제 문제를 해결해 아직까진 원활히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접속 문제를 겪었던 학생들은 "어렵긴 했지만 이제 접속은 된다"며 안도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어렵게 접속했더니 강의는 없고 결국 영상이 끊기는 현상은 똑같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시도들

다수의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로 혼란을 겪는 것과 달리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대학들도 있었다.

동국대의 경우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며 교수들에게 녹화 강의보다는 '실시간 강의'를 권장했다. 전체 강의에 원격 강의가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한 것. 이에 첫날 기준 실시간 강의 진행률은 86%를 달성했다. 실제 실시간 강의를 들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18학번 박지원 학생은 "채팅을 통해 교수님께 질문할 수 있어서 손 들고 하는 질문보다 부담이 덜하다"며 "교수님과 수업자료를 가까이 볼 수 있어 수업 집중도와 몰입도가 좋았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온라인 강의 질 높이기'에 나섰다. 경희대의 온라인 강의는 총 3600여개 과목.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교수들을 위해 국제캠퍼스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 임원들이 '원격 수업 자율봉사단'을 구성한 것이다.
원격 수업 자율봉사단은 교수와 학생 모두의 애로사항을 듣고 대학과 협력해 온라인 강의에 빠르게 대응했다. 이에 제작 지원 TF에 의존하던 교수들도 학생들에게 먼저 도움을 구하며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작에 반영했다.
자율봉사단 총괄을 맡은 양성민 국제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수업의 질 향상과 애로사항을 최소화 하는 것이 목표"라라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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