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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株 연일 급등…믿을수 있나

뉴시스

입력 2020.03.18 06:01

수정 2020.03.18 06:01

제약바이오주 백신 개발 소식에 주가 급상승 증권가 "백신 개발, 치료제보다 더욱 어려워"
[베데스다=AP/뉴시스]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한 관계자가 '신종코로나 백신'이라고 쓰여져 있는 샘플 등을 냉장고에 넣고 있다. 사진은 NIAID가 제공한 날짜미상의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2020.02.12
[베데스다=AP/뉴시스]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미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한 관계자가 '신종코로나 백신'이라고 쓰여져 있는 샘플 등을 냉장고에 넣고 있다. 사진은 NIAID가 제공한 날짜미상의 동영상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2020.02.12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로 인한 하락장 속에서 백신 관련주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백신 개발 관련 소식을 발표하자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은 일반 치료제 개발과는 다른 분야라며 신중히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안트로젠(29.92%), 테라젠이텍스(29.95%), 엔지켐생명과학(29.84%), 앱클론(23.25%), 바이넥스(22.24%) 등이 전 거래일 대비 급등했다. 이들 모두 코로나 진단 키트 또는 백신 등에 관한 이슈와 연관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데다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바이오 기업들이 재빠르게 백신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를 부양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개발된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전무한 이유에서다.

안트로젠은 전날 항바이러스 신약 개발 벤처회사인 CSK와 코로나19 치료제를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안트로젠와 CSK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실시하는 유효성 시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테라젠이텍스 역시 같은 날 자체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및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용호 테라젠이텍스 신약개발센터장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는 한편, 바이러스 감염질환에 대한 자체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향후 다른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지켐생명과학도 앞서 지난 3일 미국 보건복지부(HHS) 산하 생의학연구개발청(BARDA)의 의료대응조치(MCM) 코로나19 프로그램에 참여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신약후보 물질 EC-18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앱클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치료용 항체의 조기 도출을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내부 연구개발 전력을 다하는 중이다.

회사 측은 "실험 결과에 따라 이달부터 세포주 개발과 전임상 동물실험을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 항체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와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신속 임상에 대한 관계 기관과의 협의도 준비 중이다.

이 밖에도 바이넥스도 제넥신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고 같은 날 발표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된 상황에서 '전염병 예방'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는 백신기업의 펀더멘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면서 "지금 국내 백신업체에 주목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편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방용 백신 개발의 어려움과 예상보다 적은 수익성 등을 언급하며 백신 관련주 투자 시에 신중을 기할 것을 조언했다.

백신은 비상시국에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해도 상용화를 위해서 반드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므로 상용화까지 수년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이미 생산 및 보급 중인 진단키트와는 다른 분야다.


구 연구원은 "예방용 백신은 당장 죽기 직전의 시급한 환자가 필요로 하지 않고, 공공재 성격이 강해 약가를 높게 책정할 수 없다"며 "이런 특성이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기에 주로 영유아기에 필요한 필수예방접종의 백신 시장 내 비중이 크며, 기본 백신의 경우 정부 또는 국제 기구가 입찰 방식으로 대량 구매 및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 통제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즉, 비용 대비 효용성 관점에서 보면, 공공 시장만을 목표로 한 백신 개발은 상대적으로 의약품 대비 이익 회수 기대치가 낮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는 변종이 많은 바이러스로 치료제 개발 자체도 어려우며 예방 백신 개발은 더욱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분야"라면서 "연구가 성과를 보인다고 해도 임상 단계 등을 거쳐 상용화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예상돼 백신 개발 발표만으로는 기대감을 가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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