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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시 최대 안전판' 한-미 통화스와프…"추진해야"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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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우리나라와 미국 간 통화스와프 체결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차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로 대두되고 있다. 때마침 미국 내에서도 흔들리는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국 등 주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무역 규모가 큰 주요국의 외환시장이 안정돼야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불안정한 금융·외환 시장 상황이 이어지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화를 빌릴 수 있는 계약이다. 일종의 비상용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것과 비슷하다. 중앙은행 간 최고 수준의 금융 협력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외환위기 직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는 체결 소식만으로도 외화 유동성 부족을 우려하는 시장 참가자의 불안을 크게 해소하는 효과를 냈다. 통화스와프 체결 당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77원(12.4%) 급락했고 국가부도 위험을 의미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47bp(31.7%) 하락하며 국내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됐다. 외환위기를 막은 일등 공신이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50bp 인하를 결정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환 건전성이 낮아질 때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상당히 훌륭하고 유용한 대안"이라며 "외환시장 불안을 잠재울 훌륭한 안전판"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을 꾸준히 쌓아올린 결과, 사상 최대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09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국(달러) 일본(엔)과 같은 기축통화국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하면 외환보유액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지난 1월2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13조91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같은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3조2265조원 어치를 순매수 했던 것과 비교하면 셀코리아다.

뉴욕 증시가 13% 가까이 대폭락한 지난 17일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그 영향으로 달러/원 환율이 전일대비 17.5원 급등한 1243.5원에 마감했다. 이는 2010년 6월11일(1246.1원) 이후 약 9년9개월만에 최고치다. 코로나19발 금융시장 불안감이 외환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54bp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보단 현저하게 낮지만 지난해 12월 CDS 프리미엄이 22~25bp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넘게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와프가)당연히 좋은 것(수단)이지만 아직 진행 상황이나 추진 여부에 대해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유동성 정체까지 오지는 않았으나 상황 악화에 대비해 금융안전망을 최대한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한은은 캐나다, 스위스,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등 7개국 중앙은행과 '1300억달러+α' 규모의 양자 간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위기 상황에서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금융위기 당시 체결은 이례적인 경우로 미국이 비(非)기축통화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사례는 드물다"면서 "우리나라에 미국 전문가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관료들이 있는데, 이들을 총동원하고 정부와 한은이 함께 추진해서 대통령간 협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