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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트럼프 '중국 바이러스' 말하자 회초리 든 미국인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자오리젠 트위터 갈무리
자오리젠 트위터 갈무리


[시나쿨파]트럼프 '중국 바이러스' 말하자 회초리 든 미국인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명칭을 두고 미중간 신경전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미국인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장면이 연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하자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먼저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 특정 지역과 인종을 비하한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항공산업과 같이 ‘중국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는 업계를 강력하게 지원하겠다"며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 등을 포함해 많은 유력인사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만약 이 위기에 대한 책임을 돌릴 사람을 찾고 있다면 도착도 안한 진단키트를 약속한 사람한테나 하라"며 "당신이 섬겨야 할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이미 충분히 고통받고 있다"고 일갈했다.

더블라지오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 코로나19 사령탑인 질병통제센터(CDC) 국장인 로버트 레드필드는 하원 청문회에서 “이미 전세계로 바이러스가 퍼졌기 때문에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위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것을 꾸짖고 나선 것이다.

당초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바이러스' 또는 '우한 바이러스'라고 불렸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특정 지역을 폄훼할 수 있다며 ‘코비드-19’라고 명명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세계는 지명을 생략하고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코로나19가 잠잠해지자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군이 우한으로 코로나19를 옮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지난해 10월 18~27일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우한에서 세계 군인 체육대회가 열렸고, 미국 등 105개국 군인들이 참여했다. 당시 체육대회에 참석한 미군이 바이러스를 퍼트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는 물론 세계 누리꾼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등의 댓글을 달며 이제부터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러야 한다고 흥분했다.

그런데 정작 미국에서는 인종적 편견과 특정지역에 대한 혐오가 있을 수 있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AJ 라파엘이라는 누리꾼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관련 기사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 것이란 편견 때문에 공격당하고 있는 중국 출신 형제자매를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댓글을 달았다.

성숙한 시민의식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순간이다. 미국이 왜 세계 유일 최강대국인지를 보여주는 ‘삽화’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이 이런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