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치 앞도 못본 당국… 금리상한 주담대, 1년간 겨우 5건 판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8 18:17

수정 2020.03.20 22:26

지난해 3월 금리상승 대비 출시
일부 은행 한 건도 팔지 못하기도
기준금리 ‘제로금리’까지 하락세
시장 상황 파악 못한 탁상행정 지적
한치 앞도 못본 당국… 금리상한 주담대, 1년간 겨우 5건 판매
금융당국이 지난해 금리상승에 대비해 출시한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저금리기조가 이어지면서 1년간 5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해당 상품들을 내놨지만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결국 '제로금리'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출시한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의 5대 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은행) 판매실적은 1년간 5건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총 금액은 3억9800만원이다. 일부 은행의 경우 출시 후 단 한건도 팔지못한 곳도 있었다.


또 함께 출시된 '월상환액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은 총 46건, 26억3263억원 가량 판매됐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보다는 판매실적이 낫지만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대출 후 5년간 금리 상승폭을 2%포인트 이내, 연간 1%포인트 이내로 제한해 금리 급등으로 상환부담이 급증하는 것을막을 수 있는 상품이며, 월상환액 고정형 주담대는 이자 상환액이 증가할 경우 원금상환액을 줄여 월 상환액을 그대로 유지하고 잔여원금은 만기에 정산하는 상품이다. 기본적으로 해당 상품은 금리 인상기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으로 현 상황과는 동떨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들은 금리 상승시에 유리한 상품으로, 당국의 예상과 달리 미국 중앙은행,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주담대 금리가 떨어진 상황에서 고객들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상품이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아 경기하강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7월부터는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해 현재 제로금리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특히 1년전과 마찬가지로 최근까지도 혼합형(5년고정)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 주담대보다 낮은 금리 역전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해당 상품을 선택할 만한 유인이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두 상품 모두 리스크는 경감하는 대신 현재 변동금리에 가산금리가 붙는 구조로 1년전 출시 당시에도 변동형 금리 상품보다 금리 메리트가 사실상 없었는데 현 상황도 마찬가지"라면서 "당분간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판매가 이어지기는 힘들것"이라고 전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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