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강원도 감자' 벤치마킹 어떨까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9 18:15

수정 2020.03.19 18:15

[기자수첩] '강원도 감자' 벤치마킹 어떨까
최근 강원도 감자가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사이트 서버를 연일 마비시킬 정도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10㎏ 1상자를 5000원에 싸게 파는 감자는 매일 주문이 폭주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마스크보다 사기 어려운 강원도 감자' '감자 5부제 도입 시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매일 매진 행렬에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완판남 문순씨'로 등극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감자 재고량이 넘쳐나자 최 지사는 트위터와 강원도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직접 감자 홍보 판매에 나섰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다.

이번 사례를 참고 삼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 같은 시도를 한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각종 회의에 업무가 많은 장관이 이런 일까지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박 장관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어 여전히 바쁜 듯하다.


하지만 박 장관이 늘 강조하는 것이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온라인·스마트화다. 박 장관이 직접 SNS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물건을 소개하면서 관련 링크를 올린다면 소상공인의 온라인·스마트화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박 장관은 트위터 팔로어 수만 해도 최 지사의 2배를 훨씬 뛰어넘으니 영향력은 더 클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시도를 하는 데는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강원도 감자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있다. 감자 재고가 천장까지 쌓여 있어 팔지 않으면 버려야 하다 보니 감자 10㎏에 5000원이라는 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게다가 택배비는 강원도가 지원하고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선 감자를 사기 위해 클릭 전쟁을 안할 이유가 없다. 자칫하면 소비자들이 감자 10㎏에 5000원이 적정가라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
게다가 감자는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일부 소비자만 관심 있을 제품을 내놓고서 사달라고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밀키트 판매가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전통시장 반찬 등을 도시락처럼 파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지만 이것 역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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