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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만원짜리가 26만원에… 헐값에 넘어가는 상가 [코로나19 경제 직격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2 17:08

수정 2020.03.22 17:08

수익형 부동산도 ‘코로나 쇼크’
경매 낙찰가율 10%에 못미쳐
하반기 경매물건 더 쏟아질 듯
#. '부산의 동대문'으로 불리는 부산 사상구 괘법동 '르네시떼 쇼핑센터'. 이 건물 여성복 2층 2평짜리(전용 5.83㎡) 매장 경매 물건이 올해 1월 15일 부산지방법원에서 감정가(1800만원)의 1.4% 수준인 26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시장에 나온 지 2년 만에 겨우 주인을 찾았다. 같은 건물 유사 평형 2층이 지난 2016년 12월 1일 감정가(2000만원)의 13.5%인 268만4000원에 낙찰된 것과 비교하면 3년여 만에 낙찰가는 10분의 1 토막이 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상가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법원경매시장에서 상가물건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낙찰가율(낙찰가격 대비 최초감정가격 비율)이 1년여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지방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감정가의 10%도 안 되는 헐값에 낙찰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 하반기 경매시장에 상가 물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들은 상가투자에 신중하라고 조언했다.


22일 법원경매 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2월 전국 상업시설(상가, 점포, 아파트상가, 주상복합상가, 근린상가)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61.9%를 기록했다. 전월(68.2%) 대비 0.3%포인트 하락했고, 11개월래 가장 낮다. 낙찰률 역시 21.6%로 전월보다 0.7%포인트 떨어지며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진행건수는 1152건으로 전월보다 34건 늘었다. 경매로 넘어가는 상가 물건은 늘었는데 낙찰은 더 안 되고, 낙찰가격마저 떨어질 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얘기다.

온라인쇼핑 활성화로 침체가 장기화된 집합상가의 경우 최초감정가의 10% 이하에 낙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테크노마트 1층 매장(면적 10.4㎡) 역시 지난 2월 최초감정가의 5% 수준인 1088만1000원에 낙찰됐다. 2년여간 14차례 유찰된 뒤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불로장생타워 7층 상가, 영등포구 문래동3가 영등포에스케이리더스뷰 1층 상가, 도봉구 도봉동 한밭법조타워 지하 1층 상가, 관악구 신림동 르네상스복합쇼핑몰 2층 상가 등도 올해 초 최초감정가의 10~20%에 낙찰됐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집합상가는 대부분 오픈상가이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가 낮고 체납관리비도 만만치 않아 낙찰가율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상권 침체 장기화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향후 상업시설의 경매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반사이익보다 코로나19 여파가 더 강력해 경매물건이 늘어나고, 낙찰가는 하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가 아닌 순수 투자자는 상업시설 투자에 당분간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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