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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모빌리티 혁신이 삶을 바꾼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2 17:28

수정 2020.03.22 19:08

[차관칼럼] 모빌리티 혁신이 삶을 바꾼다
캐나다의 도시계획 전문가인 찰스 몽고메리는 '우리는 도시에서 행복한가'라는 저서를 통해 행복한 도시로 사랑받는 보고타, 코펜하겐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 도시의 행복한 삶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쾌적한 기후나 경제력, 아름다운 주변 풍경 등이 아닌 교통시스템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는 데서 시작됐다.

이동수단 혁신은 곧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동 편의성과 경제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안전성이 담보되면서 사회적 편익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모든 국민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장소까지 이동할 수 있는 도시를 꿈꾸며 모빌리티 혁신에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등장하고 공유경제의 흐름이 확대되면서 개인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서비스'로 구매해 이용하려는 추세가 강하다.
교통의 개념 자체가 사람 중심의 이동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모빌리티 혁신으로 우리의 일상과 세상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교통서비스 도입과 함께 파편화돼 있는 각각의 교통시스템을 하나로 엮어줄 교통플랫폼을 결합해가고 있다.

우선 대도시권 광역교통망은 철도를 중심으로 속도 혁신에 나섰다. 수도권의 주요 거점을 30분 내로 이어줄 광역급행철도망을 조속히 추진하고, 안전성과 환경성에 우려가 없도록 대심도 교통시설 특별법도 제정한다. 아울러 우리 기술로 개발한 시속 260㎞급 준고속열차를 중앙선부터 투입하고, 400㎞급 초고속열차 도입 준비도 서둘러 전국 1시간 시대를 앞당길 예정이다.

빠른 이동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접근성과 연결성이다. 집을 나서 정류장까지, 정류장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공유모빌리티 환승시설 설치기준을 마련하고 개인형 이동수단 전용도로 도입 등의 인프라 구축도 추진한다. 서울역, 사당역과 같은 주요 환승거점은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해 고속철도와 GTX, 도시철도, 광역버스 간의 유기적 환승체계를 갖출 것이다.

소유가 필요 없는 '제3의 교통혁명'을 위한 플랫폼 구축에도 나선다. 필요한 교통서비스를 쉽게 찾고 예약할 수 있는 교통플랫폼은 플랫폼택시, 카셰어링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자와 손잡고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때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올해는 도심형, 관광형 등 지역 특성과 이용자 수요를 고려한 한국형 '모빌리티 통합서비스 플랫폼(MaaS)'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해 맞춤형 교통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 6일 어렵게 이뤄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으로 교통플랫폼 발전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미 모빌리티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안에 플랫폼택시 제도화를 마쳐 플랫폼택시가 본궤도에 오르면 손님을 찾아다니던 배회형 택시는 플랫폼택시로 차츰 전환될 것이다. 또한 창의력에 기반한 구독형이나 예약형의 자녀통학, 실버케어 등 더욱 다양한 서비스로 우리의 일상은 훨씬 더 편안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차, 드론 등 차세대 모빌리티도 속도를 낸다. 셔틀, 배송 등 자율차 모빌리티서비스 도입은 우리 실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갈 것이다.
올가을 도심형 항공모빌리티(UAM)가 시범비행을 시작하면 평면적 도시교통 사고체계는 영화 '제5원소'의 입체적 교통체계로 변화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미 진행 중인 모빌리티 혁신은 새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돌아올 일상이 더욱 활기차고 행복할 수 있도록, 100년 전 말이 다니던 '길'이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로 바뀐 것보다 훨씬 더 과감하고 확실히 변화하는 모빌리티 혁신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제2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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