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운송'하면 알아듣는 동생… 44년째 불러봅니다 [잃어버린 가족 찾기]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3 16:41

수정 2020.03.23 16:41

영등포역서 사라졌을 당시 24살
발달장애 있어 의사소통 잘 안돼
강운송씨(68, 실종 당시 24세)는 1976년 5월 12일 영등포역에서 실종됐다. 신장 170cm, 갸름한 얼굴형이다. 발달장애가 있어 가족이름을 말할 줄은 모르나 가족이나 본인 이름을 들으면 반응 한다. 실종아동전문센터
강운송씨(68, 실종 당시 24세)는 1976년 5월 12일 영등포역에서 실종됐다. 신장 170cm, 갸름한 얼굴형이다. 발달장애가 있어 가족이름을 말할 줄은 모르나 가족이나 본인 이름을 들으면 반응 한다.
실종아동전문센터
"44년이 지났지만 동생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찾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고, 그렇지 않더라도 건강한 몸으로 어디든 잘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1976년 동생과 헤어진 강운용씨(74)는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어 걱정이 많다"면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 늦었지만 지난해 실종아동전문센터에서 유전자 등록도 했다는 그는 동생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기만 바라고 있었다.

23일 실종아동전문기관과 경찰청 등에 따르면 강씨의 동생인 운송씨(68·실종 당시 24세)는 1976년 5월 12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실종됐다.

운송씨는 어머니와 함께 충남 서산에서 형인 강씨가 일하고 있는 인천에 가는 도중 환승하기 위해 내린 영등포역에서 인파에 휩쓸려 사라졌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바로 역 앞의 파출소에 신고했지만 동생을 찾을 수는 없었다. 성인이지만 발달장애가 있어 의사전달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동생을 찾기 위해 신문, 방송에 실종 소식을 알리거나 전단지 한 장 돌리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강씨는 "그 나이 정도면 자기가 알아서 찾아올 수 있어야 하는데, 발달장애로 자기 이름도 제대로 대답할 줄 모른다"며 "그게 아니라면 연락이라도 진작 왔을 텐데 답답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간이 많이 흘렸지만 동생과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강씨는 지난해 11월 유전자 등록을 마치는 등 여전히 동생과 만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비록 직계존속이 아니어서 유전자 정보를 통한 실종가족 수색이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지만, 그는 동생을 계속 찾을 것이란 다짐을 전했다.
강씨는 "가족의 이름을 말할 줄 모르나 본인의 이름에 반응은 한다"며 "어렸을 때는 서산의 연탄가게에서 일했다"고 동생의 정보를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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