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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투자 수요 감소...은행 자본확충 '적신호'

저금리 기조로 은행 후순위채 대규모 발행 
금융시장 급변으로 채권투자 수요 감소 
은행 후순위채 수요예측 미달 
변동성 지속시 자본건전성 제고 및 자금조달 차질 우려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채권투자 수요 감소로 은행들의 후순위채 등의 발행도 녹록지 않아지는 모습이다. 시장 변동성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당초 계획과 달리 국내 은행들의 자본건전성 제고 및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와 연초 국내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에 따라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대규모로 발행했다. 이는 바젤3 기준에서 보완적 자기자본으로 인정돼 자기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자본건전성을 제고해야 하는 은행들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효과적으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본건전성을 제고하고 향후 비은행 부문 M&A 등을 위한 운용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변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 대부분이 약간이라도 리스크가 있는 자산에 대해 투자를 하지 않고, 달러나 현금만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투자 수요가 크게 감소했는데, 그나마 안전자산으로 불렸던 은행 후순위채마저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실제로 지난 13일 하나은행은 3000억원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시간 내에 2700억원의 수요만 들어옴에 따라 사실상 올해 처음으로 코코본드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추가적으로 800억원의 수요를 확보해 최종적으로 350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대규모 발행 계획을 세웠던 은행들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환경 변화로 수요예측 미달이 계속 발생하면, 은행 후순위채를 발행하려는 주관사와 인수단은 감소하고 관련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이 위축된다 해서 은행들의 건전성 등에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5.25%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16%포인트 하락했지만,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시장 변동성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인한 은행의 수익성 감소와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경기 위축 등이 지속돼 자본확충 및 자금조달 등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적잖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한 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