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유니콘 육성’ 정부계획 차질 빚나

코로나 변수로 계획 먹구름
퇴사율 상승, 고용효과도 떨어져
"질적 측면 더 신경써야" 지적 제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11번째 유니콘기업 탄생 관련 브리핑을 직접 하는 등 유니콘 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정부는 '제2 벤처붐' 조성을 위해 2022년까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을 20개 이상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유니콘 기업 수 늘리기에만 전념하기보다 질적 향상에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니콘 육성 계획에 예상치 못한 변수

2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면역치료제 제조업체인 에이프로젠이 연이어 유니콘 기업에 등재되면서 국내 유니콘 기업 수가 두 자릿수대로 진입했다.

과거엔 유니콘 기업 1곳이 늘어나는 데 평균 1년 이상이 걸렸지만 2018년 3곳에 이어 2019년 5곳까지 기업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에서 정부는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에 정부는 유니콘 기업을 2022년까지 20개로 늘리는 목표를 조기 달성하고자 창업·벤처자금 지원을 역대 최대 규모인 5조2000억원으로 늘리고 스케일업 펀드 3조2000억원을 신규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유니콘 기업 육성 계획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기업설명회(IR)나 비즈니스 미팅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스타트업들은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벤처캐피털도 신중론이 대세를 이루며 투자를 미루고 있다.

이 와중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인수안을 승인할 경우 국내 유니콘 기업은 11개에서 10개로 줄어들게 된다. 이미 유니콘을 등재하는 CB인사이트는 우아한형제들을 한국 유니콘에서 제외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등의 변수가 발생했지만 아직 유니콘 기업 20개라는 계획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용효과 떨어지는 유니콘 기업… "고용 질 높여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유니콘 및 예비 유니콘 기업들은 고용효과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인원은 늘고 있지만 퇴사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유니콘기업과 예비 유니콘기업 38곳 중 고용과 실적을 공시하는 21개 기업의 지난해 평균 채용률과 퇴사율은 각각 6.0%, 4.3%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최근 3년간 연간 평균 채용률은 감소세인 반면 퇴사율은 상승세여서 실질적인 고용은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수익성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18년 기준 이 기업들의 총 매출은 8조5414억원으로 전년(4조8604억원)보다 75.7%(3조6810억원) 늘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5863억원에서 6342억원으로, 순손실은 7673억원에서 9541억원으로 커졌다.


이에 대해 중기부 측은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사례가 있다"며 "예비 유니콘기업 26개사의 지난해 말 기준 고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벤처투자를 받기 전과 비교해 고용이 약 3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중소기업학회장을 지낸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크고 전반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유니콘 육성 계획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정부 정책의 문제보다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크는 기업들이 전통산업 대비 고용 친화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유니콘기업 수만 볼 게 아니라 일자리 질도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