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폭락장이 할퀸 퇴직연금.. 수익률에 '―'가 찍혔다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5 18:07

수정 2020.03.25 18:07

6대은행 적립규모 100조 넘는데
금융시장 요동치며 손실 확대
저금리 겹쳐 원금보장형도 '눈물'
폭락장이 할퀸 퇴직연금.. 수익률에 '―'가 찍혔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퇴직연금에 편입된 주식 관련 펀드상품의 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쥐꼬리'라는 오명을 듣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상당수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총 112조5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주요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이 100조4622억원 규모다. 여기에 보험, 증권사 등을 포함한 전체 퇴직연금 규모는 200조원을 웃돈다.


문제는 해가 갈수록 퇴직연금 적립액이 늘고 있지만 수익률은 여전히 1%대로 부진하거나 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6대 은행의 DC형 퇴직연금 3년 누적 수익률은 1.64~1.89%에 그쳤다. 5년 누적 수익률도 1.78~1.93%에 불과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퇴직연금 수익률이 더 악화되고 있다.

원리금비보장 퇴직연금은 주로 주식이나 채권 관련 상품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데 코스피가 코로나19 여파로 이달 한때 1400선까지 후퇴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33.7%에 달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역시 평균 -0.34%로 집계돼 손실을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편입된 일부 주식형 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30%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에 따라 다르지만 원리금비보장 퇴직연금은 단기 수익률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원리금보장 퇴직연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리금보장 퇴직연금은 대부분 예금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데 한은의 기준금리가 연 0.75%로 떨어지는 등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 인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원리금보장 퇴직연금 수익률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주요 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이 이날부터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일반 정기예금 금리는 기존 연 1.00%에서 연 0.80%로 0.20%포인트 하락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fnSurvey